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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러 정상회담 직후 가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푸는데 상당히 기여했지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국제적인 (체제 안전) 약속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러시아는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 체제 안전보장을 위한 러시아의 기여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가 지지부진한 북한의 비핵화 합의·이행에 속도를 내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낙후된 극동지역 개발을 위한 남·북·러 3각 경제협력을 구상하고 있는 만큼, 선결 조건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입김’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러시아는 2016년과 2017년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논의 과정에서 북한 처지에서 생각을 하도록 하는 발언을 많이 했다”며 “때문에 북한은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해준 러시아에게 각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을 설득하고 신뢰 있는 조치를 할 수 있는 국가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홍 연구실장은 이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대북제재를 유연하게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북한도 그렇고 한국이 잘 활용해야 하는 국가다. 동북아 협력기구 개념에서 볼 때 러시아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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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구소련 시절 미국과 전략무기제한협정(SALT)과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등을 체결하며 핵무기 감축을 포함, 군비 경쟁 축소를 합의했다. 이후 양국은 핵무기 폐기 기술을 자연스레 확보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근거해 일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과정 중 기술적인 측면에서 러시아가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전문가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인정하는 핵보유국(미·영·중·프·러) 중, 러시아가 확보하고 있는 핵폐기 기술이 단연 뛰어나다. 러시아가 미국보다 핵폐기 기술을 더 많이 확보했다는 분석도 있다”며 “북핵폐기 과정 중 러시아가 기술적인 측면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의 핵시설과 핵무기에는 러시아 기술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다”며 “러시아가 자신들의 기술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핵폐기 과정에)참여하길 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웅현 한국지정학연구원 원장은 “미국은 그동안 중동 국가들의 핵폐기나 핵개발 중단 협상을 여러 차례 해왔다. 국제사회 비핵화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기술적으로 앞서고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러시아의 기술을 끌어들일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현재 미·북 협상에 있어 중국이 사실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미·러 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 러시아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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