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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르포] 제련소 근로자 "폭염? 방열복만 벗으면 한여름도 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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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폭염은 우습다…펄펄 끓는 용광로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폭염보다 더 뜨거운 곳이지만 자부심 하나로 열기를 이겨내며 일하고 있습니다."

폭염 특보가 8일째 이어진 18일 용광로가 펄펄 끓는 제련소 근로자들은 폭염보다 더 뜨거운 열기 앞에서 여름을 이겨내고 있었다.

이날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LS니꼬동제련 제련 1공장.

낮 기온이 33도까지 치솟아 불볕더위를 이어갔다.

하지만. 공장 안 열기는 바깥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뜨거웠다.

이 공장에서는 광석을 녹여서 불순물을 제거한 후 400㎏짜리 순도 99.5%의 구리판을 제작한다.

공장 용광로에서 녹아 흐르는 액체 상태 구리 온도는 무려 1천250도다.

1천250도 용광로가 내뿜는 열기에 공장 안은 숨이 막힐 정도였다.

가만히 서 있어도 온몸에서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고, 어느덧 몸을 타고 흐르기 시작한다.

공장에 들어간 지 5∼10분이 지나자 땀으로 옷이 다 젖어버렸다.

차라리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공장 밖이 더 시원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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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앞에선 폭염도 우습다



용광로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운 것을 넘어 마치 얼굴이 불에 데는 것처럼 뜨겁기까지 하다.

용광로에서 녹은 구릿물이 틀에 부어지는 과정은 모두 자동으로 이뤄지지만, 구릿물이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근로자들이 직접 작업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럴 때면 근로자들이 직접 1천250도의 용광로 앞에 서서 열기와 맞서 싸우며 일할 수밖에 없다.

근로자들은 일하기 전 발목까지 내려오는 두꺼운 방열복으로 온몸을 감싸고, 머리와 얼굴에는 보호 장구를 착용한다.

펄펄 끓고 있는 용광로 주변을 돌아다니며 작업하다 보면 온몸이 금세 땀으로 흠뻑 젖는다.

용광로 온도는 장비를 착용한 이들에게도 뜨겁긴 마찬가지지만, 근로자들은 일에 대한 자부심으로 열기를 버틴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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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근로자 '폭염은 우습다'



제련소 한 근로자는 "광석을 높은 온도로 녹여 구리로 만드는 작업 특성상 현장이 상당히 무덥다"면서도 "산업 가치를 창출하고, 국내 유일의 동 제련소에 근무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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