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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라크서 IS 잔존세력 기승…승리 선언 섣불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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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외딴 지역서 게릴라성 공격…민간인 납치·시설 폭파

"IS 영향력 다시 회복될거라 볼 순 없다" 관측

뉴스1

이슬람국가(IS)와의 오랜 갈등으로 인해 폐허가 된 이라크 모술의 알누리 사원.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지난해 12월 이라크 정부의 승리 선언을 끝으로 세력이 급격히 약화된 이슬람국가(IS)가 최근 이라크 중부 지역에서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IS가 민간인 납치와 암살, 폭탄테러를 일삼으며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민간인을 겨냥한 소규모 공격은 주로 정부군의 손이 닿지 않는 외딴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WP는 IS의 이 같은 공격 패턴이 칼리프 국가 수립을 선언하고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떨치기 시작한 2014년 이전에 주로 쓰던 전략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 우려를 제기했다.

IS는 칼리프 국가를 선언한지 약 3년만인 지난해 12월 이라크 정부의 승리 선언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사라졌다. 이라크 국경과도 인접한 시리아 국경 지역의 작은 마을 2곳을 여전히 통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미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반군이나 정부군에 둘러싸여 있어 전과 같은 기세를 이어가진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라크 외딴 지역인 디얄라, 키르쿠크, 살라후딘에서 IS의 소행으로 보이는 공격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정부의 승리 선언이 너무 섣부른 것 아니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레 나온다.

이들 지역에서는 지난 두 달 동안 20여명에 달하는 지역정부 관계자나 부족 원로들이 IS와 연계됐다고 주장하는 무장대원들에 의해 피랍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시설이나 송유관이 폭파됐고 군복을 입은 무장대원들이 가짜 검문소를 세워 차량을 탈취하거나 주민들의 돈과 소유물을 강탈하는 일도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이라크 정부군 6명을 납치해 자신들이 만든 영상에 등장시키기도 했다. 군인들은 영상에서 "정부가 수니파 여성 포로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우린 죽는다"고 말했는데 며칠 뒤 이들의 시신이 실제로 발견됐다.

IS의 테러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바그다드와 키르쿠크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의 교통량도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디얄라주정부의 한 관계자는 "겨우 안정을 되찾았고 원하는 곳은 어디든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공격들이 계속되니 주민들이 두려움에 떠는 것도 당연하다"며 "테러범들은 외딴 사막이나 산악 지대에서 나타나 공격을 일삼고 있다. 그 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재빨리, 기습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대테러 전문가 히샴 알 하시미는 IS가 부활을 시도할 것이라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이었지만 예상보다 빨리 돌아왔다. 매우 위험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하시미는 "정부가 군사적으로는 잘해냈지만 이후 피해자나 피해지역 재건에 대한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라크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게릴라성 공격이 몇몇 지역에서 잇따르고 있지만 IS의 영향력이 한 도시 또는 영토 전체로 다시 확대될 것이라고 보기는 무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라크 정부군은 지난 2주 동안 남은 IS 대원들을 몰아내기 위해 대대적인 작전을 펼쳐오고 있고 지난주에는 정부군과 쿠르드군이 미군의 지원을 받아 산악지대에 있는 IS의 은신처를 폭파시키는데 성공했다.
l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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