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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17년만에 떠오른 '보물선' 돈스코이호…금감원 조사 착수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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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113년 전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러시아 군함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때아닌 ‘보물선’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 주식이 급등하자 금융당국은 부정거래 의혹을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18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일그룹의 돈스코이호 발견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한 제일제강에 대해 부정거래 의혹이 제기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관계사로 알려진 신일그룹의 가상화폐 발행과 관련한 대목은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보물선 발견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실제 매장량에 대한 가치평가, 인양 가능성, 소유권 문제 등 여러 부분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며 “신일그룹을 포함한 관련 회사들이 최근에 설립된 곳도 많아 다방면으로 폭넓게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도 이달 들어 주가가 2배 이상 급등한 제일제강에 대해 17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하고 추후 급등시 거래정지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 시장감시본부도 제일제강을 집중 모니터링 중이다.

세계일보

신일그룹은 “지난 15일 경북 울릉읍 저동리에서 약 1.3㎞ 떨어진 앞바다에서 수심 434m 지점에서 선체에 러시아 문자로 돈스코이(DONSKOII)라고 쓰인 선박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돈스코이호는 러시아 발트함대 소속 1급 철갑순양함으로 1905년 러·일 전쟁에 참전했다가 일본군의 공격을 받고 배를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지휘관이 배를 고의로 침몰시킨 것으로 알려진 침몰선이다. 신일그룹 측은 이 배에 금화와 금괴 5000상자 등 150조원 규모의 보물이 실려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일그룹은 지난 6일 185억원에 코스닥 상장사 제일제강의 지분 17.33%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18억50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돈스코이호 발견 소식에 해당 종목은 17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18일에는 오전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오후 들어 주가가 떨어졌다. 지난 2일 1840원이던 주가는 보물선 소문이 퍼지면서 18일 장중 5400원으로 3배 가까이 폭등했다.

보물선 테마주는 증권가에서는 잊힐만하면 나타나는 오래된 레퍼토리다. 지난 2001년 부도를 앞둔 동아건설이 돈스코이호를 인양중이라고 밝히며 17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결국 아무것도 건져내지 못하고 회사는 사라졌다. 이에 앞서 비슷한 시기 G&G그룹 이용호 회장이 보물선 사업을 미끼로 주가를 조작해 250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이용호 게이트’도 결국 보물선을 건져내지 못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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