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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투자노트] 2분기도, 3분기도 계속 하향 조정되는 이익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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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증권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주말(13일) 기준 상장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50조8000억원으로 전주대비 0.3% 감소했다. 이는 연간 및 분기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238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수치다.

6주 전인 6월 초만 해도 이익 추정치는 51조6000억원가량이었다. 6주 연속 줄어든 끝에 약 8000억원(1.6%) 감소한 것이다.

일주일간 흐름을 보면 경기소비재가 일주일 만에 2.8% 감소해 가장 하락 폭이 컸고, 통신서비스와 필수소비재가 각각 1.9%, 1.7% 하향 조정됐다. 그나마 IT가 0.1% 감소하는 데 그쳤고, 금융은 오히려 2.8% 상향 조정됐다. 실제로 금융주 실적 기대감은 적지 않다. 어쩌면 금융지주 실적 발표 뒤 ‘예대마진으로 땅 파서 장사하는 은행주는 많은 돈을 벌었다’가 다시 화두가 될지 모른다.

실적 시즌을 앞두고 이익 추정치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 실제 2분기 실적 또한 부진할 전망이다. 최소한 미·중 무역전쟁이나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감 등을 이겨낼 정도로 드라마틱한 성적을 내진 못할 것이다.

조선비즈


3분기 실적 기대감도 둔화되고 있다. 최근 한달 추이를 보면 전체 이익 추정치는 1.1% 감소했다. 유틸리티가 5% 감소했고, 에너지와 경기소비재, 필수소비재, 통신서비스가 각각 2.8%, 1.9%, 1.8%, 1.2% 감소했다. 3분기 실적 예상치는 4주 연속 하향 조정됐다.

2분기와 3분기 실적 기대감이 동시에 약해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대부분 한국 경제 추락을 얘기하는데, 이베스트투자증권 염동찬 연구원은 “그래도 긍정적으로 볼 만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어닝 쇼크를 이연시키는 흐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염 연구원에 따르면 2011~2015년 박스권 구간 어닝 시즌에 나타난 특징 중 하나는 가까운 분기의 이익 추정치는 하향 조정되고, 먼 분기의 이익추정치는 상향 조정되거나 덜 하향 조정되는 흐름이 나타났었다는 점이다. 염 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은 연간 실적 추정치는 크게 하향 조정되지 않았다는 착시효과를 주는 동시에 다음 분기 어닝 쇼크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좋지 않았던 특징”이라면서 “3분기 실적 하향 조정으로 어닝쇼크 가능성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는 의미 있다”고 했다.

지금 시장 참여자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글로벌 교역 환경이 안 좋아짐과 동시에 2·3분기 실적이 동시에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3분기 실적 예상치 하향 조정이 우려를 선반영하려다 나온 현상이고, 실제로는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우리 기업들도 꽤 잘하고 있다는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코스피200 기업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202조원이다. 달성할 가능성은 크지 않겠지만, 그래도 지난해(181조원)보단 나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한국기업은 꽤 잘 해내고 있는 셈이다.

덧. 그런데 미국기업만 유독 잘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은 이익 추정치가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고, 그러다 보니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펀드에만 돈을 넣고 있다. 국내 증시 참여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심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유진투자증권이 지난 16일 재미있는 보고서를 냈다. 미국 S&P500 상장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21% 늘어난 반면, 전체 순이익은 5% 내외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리포트를 쓴 허재환 연구원은 “EPS 증가는 자사주 매입 효과 때문으로, 미국 기업 실적도 생각하는 것만큼은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 넷플릭스는 밤사이(현지시각 17일) 5.2% 하락해 이틀 연속 급락했다. 가입자 수 증가세 둔화가 원인이 됐다. 넷플릭스 뿐 아니라 다른 기술주도 부진했는데, 미국 내에서도 점점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안재만 기자(hoonp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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