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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진화하는 AI스피커]② 안방서 호텔로 영역확장...2020년 전세계 2억2500만대 보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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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8월 말 구글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구글홈 미니’가 국내에 출시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같은 통신 3사를 비롯한 네이버·카카오의 AI스피커 출시가 2년차에 접어들고 신제품들이 나오면서 ‘AI스피커 2차 대전’이 눈앞에 다가왔다. AI 기술이 발전되면서 호텔·홈 사물인터넷(IoT)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으로의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선비즈

인공지능의 형상화 이미지. /Pixbay 제공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의 12일(현지 시각) 자료를 보면 전 세계 AI스피커 설치 대수는 올해 말까지 1억대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말보다 2.5배 늘어난 규모다. 2020년에는 2억25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64%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중국(10%), 영국(8%), 독일(6%)이 이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 점유율 3%로 5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카날리스 측은 “AI스피커는 이미 미국에서 일반화될 정도로 흔해졌다”며 "중국의 경우 아직 규모가 작은 시장이지만 잠재력이 크다”며 “알리바바와 샤오미 같은 중국 대기업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스피커의 본질인 AI 시장을 선도하는 건 구글이다. 구글은 5월 ‘모두를 위한 AI를 만든다’는 선언을 하면서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나오는 인공지능 ‘자비스’가 목표다. 2016년 3월 이세돌 9단을 바둑 대국에서 이긴 AI ‘알파고’도 유명하다.

AI 기술이 고도화되면 날씨 정보를 묻거나 노래 선곡 정도가 아니라 스케쥴을 알려주고 진척 상황도 분석해주는 ‘비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호텔이나 사무실 같은 곳처럼 다양한 영역에서의 AI 접목도 추진되는 중이다.

아마존의 경우 메리어트 호텔과 제휴해 AI스피커 ‘알렉사’ 호텔용을 6월 공개했다. “알렉사, 불 켜줘”라고 하면 호텔 객실의 불이 켜지는 식이다. 10곳의 새로운 호텔에도 이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은 사무실에서도 쓸 수 있는 비지니스용 알렉사도 개발 중에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AI스피커는 기초적인 수준이지만 홈IoT나 호텔 같은 곳처럼 접목되는 영역이 많아지고 있다”며 “수요가 늘게 되면 자연스레 AI스피커나 AI 기술 개발에 투자금이 늘면서 AI스피커 기술이 빠른 속도로 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AI스피커를 홈IoT 같은 영역과 접목시키고 있다. KT는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 ‘기가지니’ 294대를 배치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SK텔레콤도 빠르면 이번 달 내로 서울 비스타 워커힐 호텔 객실에 ‘누구’를 적용한다.

각각 호텔 음식 메뉴, 날씨, 주위 서비스, 호텔 객실 내 조명 조절 같은 기능을 담당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U+우리집AI’ 앱을 활용해 AI스피커로 집 안의 조명이나 가전 제품들을 말로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개인화에 초점을 맞추고 AI스피커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사는 먼저 AI스피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AI플랫폼에 자연어 처리·화자인식 기능을 선보였다.

자연어 처리는 사용자의 말을 제대로 인식하는 기능이고 화자인식은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구분하는 기능이다. 인식률을 높이고 말하는 사람을 구분해 AI 기술을 더욱 정확하고 정밀하게끔 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서 메시지를 읽어주는 기능도 올해 하반기 내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도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개인 목소리 정보 관련 약관을 개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AI스피커의 본질인 AI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AI는 스스로 생각하고 대화도 나눌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AI스피커는 일방적 명령에만 익숙한 마케팅 요소가 짙은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단순히 영향력을 넓히는 것뿐 아니라 AI스피커의 본질인 AI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더욱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진형 인공지능연구원장은 “우선 AI스피커와 대화가 안 되는 게 가장 큰 문제다”며 “그냥 딱 놓여진 가전제품에게 일방적으로 말을 던지는 건 심리적 거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금은 그냥 마케팅 성향이 짙은 제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진형 원장은 “단순한 질문·답변 형식의 체계가 아니라 대화로 이어지는 소프트웨어 개발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며 “AI는 범위가 방대해 기업 홀로 하기는 쉽지 않다. 여러 기업들이 연합체를 만들거나 해서 AI 기술을 함께 발전시키면 더욱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안별 기자(ahnby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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