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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진화하는 AI스피커]① 비슷비슷한 1세대서 탈피, 하반기 신제품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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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가 국내에 출시된 이후 KT의 ‘기가지니’, 네이버의 ‘웨이브’, 카카오의 ‘카카오미니’가 연달아 모습을 드러냈다. AI 스피커 출시 이후 기기 자체의 하드웨어(HW) 업그레이드 보다는 AI 스피커의 보급과 저변 확산에 힘써온 각 사들은 AI 스피커 등장 2년째를 맞아 차별화 경쟁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국내에 최초로 출시된 AI 스피커는 SK텔레콤의 ‘누구’다. SK텔레콤의 첫 AI 스피커는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누구’와 이름이 같다. 다음으로 등장한 AI 스피커는 KT에서 2017년 1월 출시한 ‘기가지니’다. 오디오 브랜드 하만카돈의 스피커를 탑재한 기가지니는 인터넷TV(IPTV)의 셋톱박스 형태로 TV와 연동되고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이후 2017년 8월과 10월에는 네이버의 AI 스피커 ‘웨이브’와 ‘프렌즈’가 각각 출시됐다. 웨이브는 일본에서 먼저 출시된 이후 국내에 출시됐고 프렌즈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의 캐릭터 브라운과 샐리의 외형으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같은해 11월에는 카카오의 ‘카카오미니’가 정식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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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KT의 ‘기가지니’, SK텔레콤의 ‘누구’, 카카오의 ‘카카오미니’, 네이버의 ‘프렌즈’.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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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피커가 국내에 처음 출시된 이후 각 사들은 AI 스피커의 HW와 소프트웨어(SW)의 업그레이드에 특별한 신경을 쓰지 못했다. AI 스피커에서 사용 가능한 기능도 대부분 음악 재생, 뉴스 및 팟캐스트 읽어주기, 날씨 및 시간 안내, 음성검색 등으로 기기별 차이성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AI 스피커의 HW와 SW의 차별성 보다는 디자인의 다변화나 판매가격 인하에 치중해 AI 스피커의 저변 확대와 플랫폼 선점에 공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에서 핵심인 음성 인식률의 경우 각 사 제품들의 성능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며 “각 사들이 AI 스피커 저변 확대와 점유율 선점을 위해 이미 역마진을 보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 지금 당장에 혁신적인 HW의 업그레이드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AI 스피커에 쓰이는 기술이 영역이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이동통신사·포털 등 제조사 업종 특성에 따라 ‘AI 스피커 2차 대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구글의 AI 스피커 ‘구글홈’이 이르면 올해 8월 안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업체들이 사용자 모으기에 다시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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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 스피커 제조사들은 자사의 AI 플랫폼을 확산하기 위해 2세대 AI 스피커 준비에 한창이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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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지난 11일 AI 플랫폼과 조명 기능을 결합한 신규 AI 기기 ‘누구 캔들(NUGU Candle)’을 출시했다. SK텔레콤 측은 최근 실내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조명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는 점에 착안해 조명에 특화된 AI 기기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누구 캔들의 출시를 통해 AI 스피커의 주 이용공간을 거실에서 방까지 확장하고 진정한 IoT를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기가지니의 후속 모델 ‘기가지니2’를 올해 2월 일찌감치 출시하고 IPTV와의 연계성을 강조하며 가입자 수 늘리기에 매진하고 있다. 기가지니2는 TV 등 각종 가전제품을 음성으로 제어하기 위해 '적외선 송신기'를 탑재했다. KT 측은 기가지니의 가입자 수가 100만명을 앞두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는 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많은 AI 스피커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는 최근 중국 샤오미, 샤오미의 국내 총판 여우이와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로 샤오미의 스마트홈 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네이버의 AI 스피커 프렌즈와 프렌즈 미니 등에서 음성명령으로 샤오미의 스마트홈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됐다. 또 네이버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I 스피커 '페이스'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AI 스피커 시장에 가장 늦게 진출한 카카오도 카카오미니 초도물량 20만대를 모두 소진하고 올해 3분기 내로 후속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미니 후속 모델은 기존 모델에는 없던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보이지만 디자인 면에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카카오 측 설명이다. 카카오는 외형 변화보다는 구현 가능 기능 면에 더욱 신경을 쓴다는 방침이다. 올해 3분기 안으로는 서울 지역 케이블 사업자 딜라이브와의 제휴로 TV와도 연동이 되도록 하고 하반기에는 카카오톡 읽어주기 기능 등도 추가할 계획이다.

이정민 기자(j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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