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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선수출신 단장시대, 빠른 외인 교체·드래프트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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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9 KBO 1차 신인드래프트’가 25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북일고 내야수 변우혁이 한화에 지명된 후 박종훈 단장, 스카우트 팀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 6. 25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구단의 수장이 직접 발로 뛰며 주요 현안을 처리한다. 팀의 운명을 결정할 외국인선수 교체와 신인 지명 등을 직접 고민하고 결정한다. 선수 출신 단장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KBO리그가 보다 신속하고 전문적인 리그로 자리매김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대다수 구단은 외국인선수 영입과 교체에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았다. 담당자가 외국인선수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하고 에이전트가 요구하는 금액을 결재로 올리면 구단 사장과 단장은 고민을 거듭했고 그사이 외국인선수는 다른 구단과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신속성에서 KBO리그 구단은 미국이나 일본보다 뒤쳐지곤 했다. 그룹 인사 이동을 통해 야구단 경험이 없는 사장이나 단장이 선임된 구단이 특히 그랬다. 수 년 전 수도권 구단을 맡았던 전직 단장은 “야구단 단장이 되고나서 야구를 배우고 업무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2~3년이 걸렸다. 절대 쉽지 않은 자리”라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이제는 단장이 직접 출국해 외국인선수를 관찰한다. 넥센 고형욱 단장은 야구단을 맡은 첫 해인 2017시즌 도중 미국으로 건너가 대체 외국인투수 제이크 브리검을 영입했다. 고 단장은 올해도 에스밀 로저스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바로 미국을 향해 에릭 해커의 컨디션을 점검했다. 선수 출신 고 단장은 단장을 맡기전 스카우트 팀에서 수많은 선수들을 관찰했다. KIA 조계현 단장도 얼마전 미국으로 향했다. 팻 딘이 부진을 거듭하자 현장이 교체를 요구할 것에 대비해 리스트에 올려둔 투수들을 직접 지켜봤다. 한화도 박종훈 단장의 지휘 아래 외국인투수 교체가 신속하게 이뤄졌다. 교체대상인 제이슨 휠러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한 다음날 데이비드 헤일과 계약을 체결했다. 헤일이 메이저리그(ML) 로스터에서 제외돼 FA(프리에이전트)가 되자 곧바로 계약서를 내밀며 빠르게 외국인투수 교체를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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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BO 1차 신인드래프트’가 25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광주동성고 투수 김기훈이 KIA에 지명된 후 조계현 단장(왼쪽), 스카우트 팀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 6. 25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렇게 야구인 출신이 단장을 역임하면서 의사 결정 과정이 간소화된 가운데 단장들은 다가오는 신인 드래프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스타전 다음날인 지난 15일 고교야구 전국대회인 청룡기를 관전하기 위해 목동구장에 프로구단 단장들이 일제히 집결했다. 홍원빈(덕수고), 최현일(서울고), 노시환(경남고), 김창평(광주일고) 등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대상자들을 면밀히 체크하며 드래프트 전략을 세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오는 8월 20일 전후로 예정된 해외파 트라이아웃에도 큰 관심을 기울인다. 경찰청 이대은을 비롯해 이학주, 하재훈, 김성민 등 메이저리그(ML)에 도전했던 선수들이 일제히 드래프트에 참가할 예정인 만큼 9월 11일 드래프트에서 각 팀의 미래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ML의 경우 단장과 스카우트팀, 그리고 코칭스태프가 사단을 이뤄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시카고 컵스의 테오 엡스타인 사장과 보스턴의 데이브 돔브로스키 사장은 각각 과거 보스턴과 디트로이트에서 함께 한 직원들과 함께 거액을 받고 팀을 옮겼다. 야구인 출신 단장이 대세가 된 KBO리그 또한 향후 단장이 사단을 이뤄 움직이면서 구단의 DNA를 새롭게 심어놓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프런트 업무가 중요해졌다. 프런트가 외국인선수 영입과 신인 지명, 육성 등 미래를 여는 업무를 전적으로 맡고 있기 때문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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