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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올 시즌 세계1위 기록… "전광판 고장난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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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혼영 200m 간판 김서영, 1년반동안 한국新 3번 갈아치워

서양선수 비해 체격 작지만 꾸준한 트레이닝으로 파워 키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따겠다"

조선일보

사진=박상훈 기자


개인 혼영(混泳)은 수영 종목 중 숙달하기가 가장 어렵다. 네 가지 영법(접영―배영―평영―자유형 순서)으로 헤엄쳐야 하는 경기의 특성 때문이다. 올림픽 통산 최다 금메달(23개)의 주인공인 마이클 펠프스(미국·은퇴)는 자서전 'No Limits(한계는 없다)'에서 "혼영은 네 가지 종목을 섭렵하는 건 기본이고, 지구력 등 많은 것을 요구한다. 경기를 하다 보면 온몸이 아파온다"고 했다. 그는 개인 혼영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총 6개(200m 4개, 400m 2개)을 걸었다. 개인 혼영 200m에선 올림픽 4연속 우승(2004 아테네~2016 리우)을 일궜다.

김서영(24·경북도청·사진)은 역대 한국 개인 혼영 선수 중 세계 정상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 지난 4월 광주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혼영 200m 결선에서 2분08초61로 우승했다. 자신이 이 종목에서 세운 4번째 한국 신기록이었을 뿐 아니라 2018시즌 세계 1위 기록이었다. 17일까지도 랭킹 1위엔 변함이 없다. 작년 세계선수권에 적용하면 동메달에 해당한다.

경기체고에서 훈련 중인 김서영을 최근 만났다. 체격(키 163㎝, 몸무게 54㎏)은 가냘프게 느껴질 정도였다. "악바리 근성이 내 장점"이라고 했다. 김서영은 작년 세계선수권(헝가리 부다페스트) 여자 개인 혼영 200m 결선에서 6위(2분10초40)를 했다. 준결선 기록(2분09초86)보다 뒤져 아쉬움을 남겼지만,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개인 혼영 결선 진출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가능성을 확인한 김서영은 귀국 후 체력 훈련에 힘을 쏟았다. 매주 3~4회 서킷·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경북도청 김인균 감독은 "체격이 좋은 서구 선수들보다 파워가 부족했는데, 최근 근육량이 늘었다. 스트로크에 힘이 붙으면서 기록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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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영은 최근 1년 6개월 사이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 신기록을 3차례 경신(1초62 단축)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4월의 대표 선발전 우승 기록은 놀라운 것이었다. "전광판을 보고 '고장난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세계선수권 다녀와서 계속 달려왔는데, 훈련 성과가 나타난 것 같아 기뻤어요."

수원 태생인 김서영은 다섯 살 때부터 수영을 배웠다. 어머니가 "수영할 줄 알면 위험한 일이 벌어졌을 때 자기를 지킬 수 있다"고 권유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엘리트 선수 코스를 밟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주 종목을 자유형·접영에서 혼영으로 바꿨다. 신체 조건이나 폐활량은 다른 국내 선수와 비교해 특별히 뛰어난 편이 아니지만 특유의 부드러운 영법으로 물의 저항을 줄인다. 김 감독은 "김서영은 잠영(潛泳) 능력이 좋고, 매끄럽게 물을 타기 때문에 스트로크를 할 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김서영의 올해 목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최고 경쟁자는 일본의 오하시 유이(23). 작년 세계선수권 여자 개인 혼영 200m에서 은메달(2분07초91)을 딴 강자다. 올 시즌 기록(2분08초92)은 김서영에게 0.31초 뒤진다.

김서영은 "올해 아시안게임을 발판 삼아 내년 광주 세계선수권, 2020 도쿄올림픽에서 큰일 한번 내보고 싶다"며 웃었다.






[수원=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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