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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공정위, 편의점 세븐일레븐·이마트24 현장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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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박진영 기자, 김태현 기자] [(종합)'공' 넘겨받은 편의점본사 "수수료 인하·추가 지원 어렵다" ]

공정거래위원회가 편의점 가맹본부들의 불공정행위 혐의를 붙잡고 조사에 착수했다.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이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저임금으로 가맹점주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불공정한 관행을 바로 잡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 가맹거래과 소속 조사관들이 이날 오후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본사에서 현장조사를 벌였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 24를 상대로 진행한 현장조사는 법 위반 혐의점을 잡고 증거확보를 위한 조사라는 점에서 실태조사와는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공정위 실태조사는 서면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되며 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조사는 아니다. 따라서 공정위의 가맹본부에 대한 압박으로 읽힌다.

김 위원장은 전일 "가맹점주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본부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 적극적으로 조사·제재할 계획"이라며 "외식업, 편의점 등 특히 법위반 혐의가 높다고 판단되는 6개 가맹본부에 대해서는 지난주부터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200개 가맹본부 1만2000여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서면 실태조사도 벌이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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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편의점 점주들이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본사에 가맹수수료 인하와 출점 규제 강화를 요구하자 편의점 기업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점주들의 단체인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이하 전편협)는 지난 16일 편의점 본사에 가맹 수수료를 인하하고 반경 250m 내 같은 브랜드 뿐만 아니라 타사 브랜드 점포 출점도 금지해 점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지금까지 정부를 상대로 대책을 요구한데서 한발 더 나아가 가맹본부(본사)에도 책임 있는 지원책을 요구한 것이다.

편의점 업체들은 가뜩이나 업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가맹수수료율을 인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가맹수수료는 점주가 본사에 지급하는 본사몫에 대한 비율이다. 개별 점주들과 계약에 의거해 책정되는만큼 점주들간 사정도 다르고, 일괄적인 요율 조정은 불합리하다는 게 편의점 업체들의 입장이다. 한 편의점업체 관계자는 “30년간 잘 유지돼온 수수료율 정책이고, 이 정책에 따라 가맹본부와 점주들이 함께 다른 프랜차이즈 업계보다 건전한 방식으로 성장해왔는데 지금 수수료율 제도를 손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한 차례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더 이상 이익률을 떨어뜨리면 본사도 적자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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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점주들과 본사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부분은 가맹본부 영업이익이 실제로 낮은 수준이냐는 것이다. 편의점 본사들은 이익률이 1~4% 수준으로 극히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계 1위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영업이익률은 2016년과 지난해 각각 4.0%, 4.5%다. 하지만 영업이익 금액을 놓고 봤을 때 2016년 1970억원, 지난해 2090억원(기업분할로 1~10월까지 이익)으로 수수료율 조정 여력은 있다는 게 점주들의 주장이다. GS25의 같은기간 영업이익률은 각각 3.8%, 3.3%, 영업이익은 2132억원, 2090억원이다. 전편협 관계자는 “여전히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내는 만큼 고통분담 차원에서 전체적인 수수료율 수준을 낮출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편의점업계는 지난해 말 대대적으로 발표한 상생지원책의 여파로 올 1분기부터 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입장이다. 상생지원 비용이 반영돼 지난 1분기 BGF리테일의 영업이익률은 2.1%, GS25는 1.3%대로 떨어졌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영업이익률이 1.3%에서 1.1%로 해마다 떨어진데 이어 올 1분기에는 0.02%까지 떨어져 사실상 적자위기에 몰린 것으로 업계는 본다.

편의점업계는 추가 상생 지원으로 영업이익률을 더 낮추는 것은 주주에 대한 배임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점주들은 지분이 많은 일부 편의점기업의 오너일가가 고배당으로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GF리테일의 경우 오너일가의 배당금은 2015년 173억원, 2016년 180억원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아직 일자리 안정자금이라던가 카드수수료, 4대보험 및 주휴수당 등과 관련한 정책적 대안을 내놓지 않은만큼 이를 기다린 후 점주협의체와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무분별한 갑을 프레임이 편의점 본사와 점주들에까지 적용되는 것 같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세종=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박진영 기자 jyp@,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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