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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文의장의 첫 일성 개헌안.."연말까지 합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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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폐기한 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계기 만들어야" 시큰둥

파이낸셜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1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70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임 문희상 국회의장이 17일 연말 통과를 목표로 12월 개헌론의 시동을 걸었다.

문 의장은 이날 제 70주년 제헌절 경축사에서 "올해 연말까지 여야가 합의된 개헌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부 개헌안이 지난 5월말 정족수 미달에 따른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된 이후 입법부 수장인 문 의장이 이날 개헌안 재추진의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불씨가 되살아날지 주목되고 있다.

문 의장은 연초 정부 개헌론에 대해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은 표결조차 못 하고 무산됐다. 오늘 제70주년 제헌절은 새로운 헌법과 함께 맞이하길 기대했으나,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면서 "그럼에도 국민의 80%는 개헌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길, 촛불 혁명의 정신을 완성하는 길,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국민의 명령인 개헌을 완수하는 것"이라며 의지도 밝혔다.

현재 반목과 대립이 반복되는 한국 정치상황에 대해선 "지금의 정치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우승열패와 적자생존의 원칙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정글의 체제"라면서 "좌와 우, 진보와 보수, 여와 야 모두 이분법 진영논리에 빠지게 되는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생각하는 개헌안 구상에 대해서도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에 방점을 찍으며 여권이 그동안 추진해온 지방분권 개헌론과는 분명히 거리를 뒀다.

그는 "상대를 경쟁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타도의 대상인 적으로 보는 미성숙한 정치로, 적대적 대결만 있을 뿐 경쟁적 협조를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정치 파행의 악순환은 모든 힘이 최고 권력자 한사람에게 집중되는 현재의권력구조에 있다"고 했다.

문 의장이 이날 개헌안 재점화에 불을 댕겼지만 여야 개헌안 도출까지 앞길은 험난해 보인다.

현재 여당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남북교류 재개 문제나 시급한 경제 살리기 등에 집중을 위해선 개헌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다는 의견이 더 많이 나오고 있어서다.

국회 개헌특위에서 활동한 한 여당 의원은 "여당 입장에선 올해가 각종 개혁입법 처리를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인데 하반기 개헌안이 공론화되면 이도 저도 못하는 신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문 의장의 개헌안 제안에 "법적 절차도 지키지 않고 폐기한 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개헌특위에서 활동한 또다른 여당 중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개헌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뤄졌고 올해 정부 개헌안이 국회에 제출된 이후 상당한 성과를 내 논의가 9부능선에 이르고 있다"며 "여야가 의지만 있으면 단 열흘만 머리를 맞대면 개헌안은 충분히 합의는 물론 통과될 수 있다"고 했다.

야당에선 권력구조 개편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 및 선거구제 개편안에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어 개헌 추진을 위한 정치권의 동력이 모두 소진된 것만은 아니다.

야당 입장에선 여당이 지방선거로 압승을 거둔 현재의 기울어진 운동장 지형을 바꿀 대안을 선거구제 개편이나 개헌으로 보고 있어서다.

여야 개헌 추진파에선 개헌 시점을 놓고는 올해 연말이나 2020년 총선과 동시 추진론 등이 나오고 있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어느쪽으로 가닥이 잡힐지 주목을 받고 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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