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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WC 결산①] 월드컵 트렌드: 개인보다 '조직력', 점유율 보다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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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2010 남아공 월드컵의 트렌드는 점유율과 패스 축구였다. 그러나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패스와 조직력을 앞세운 독일이 우승을 차지했고, 그로부터 4년이 지나서는 조직력에 속도를 더한 프랑스가 우승을 차지하며 월드컵 트렌드가 또 한 번 바뀌었음을 알렸다.

'지구촌의 축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최후의 주인공은 '아트 사커'의 부활을 알린 프랑스였다. 프랑스는 6승 1무 14득점 6실점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무엇보다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벨기에 등 강력한 우승 후보를 차례로 꺾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 독일-스페인-아르헨-포르투갈의 탈락, 트렌드가 바뀐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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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마다 열리는 월드컵은 전 세계 축구의 트렌드를 볼 수 있는 대회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압도적인 볼 점유율과 화려한 패스 축구로 우승을 차지했다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힘, 높이, 조직력,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었던 독일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또 한 번 트렌드가 바뀌었음을 알렸다.

이번 대회의 트렌드도 달라졌다. 패스 축구를 기반으로 한 스페인과 독일이 일찌감치 탈락했다. 특히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독일이 멕시코와 한국에 패배하며 F조 최하위로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여기에 스페인도 개최국 러시아와 16강전에서 발목을 잡혔고, 점유율은 높았지만 조직력과 효율성에서는 러시아에 밀렸다.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도 마찬가지. 각각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역대 최고의 선수가 버티고 있었지만 조직력을 앞세운 프랑스와 우루과이에 무너지며 16강 무대에서 조기에 탈락해야 했다. 우승 후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월드컵이라는 무대는 개인보다는 팀이 더 강했다.

하나의 트렌드는 또 있었다. 바로 수비 축구다. 조별리그를 보면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러시아, 스웨덴, 스위스 등이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좋은 성과를 냈고, 특히 아시아의 이란은 엄청난 짠물 수비를 펼치며 1승 1무 1패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여기에 8강 이상의 성적을 낸 프랑스, 러시아, 크로아티아, 스웨덴, 잉글랜드도 안정적인 수비를 먼저 구축한 다음 역습을 펼치는 효율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 안정적인 수비-강력한 압박-빠른 역습, 결국 승자는 프랑스

이제 점유율은 큰 의미가 없어졌다는 것을 보여준 월드컵이었다. 대표적인 팀이 바로 프랑스다. 프랑스는 그동안 아트사커라 불리며 화려한 축구를 보여줬지만 지난 유로 2016부터 축구 색깔을 확실하게 바꿨고, 일단 안정적인 수비를 구축한 후 빠르게 전진하는 축구로 성적을 내고 있다.

프랑스와 벨기에의 4강전만 보다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4강전에서 벨기에는 60%의 볼 점유율과 함께 90%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고, 무려 629개의 패스를 시도해서 565개를 성공시켰다. 프랑스가 342개의 패스를 시도해 294개를 성공시킨 것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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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과는 프랑스가 가져왔다. 프랑스는 벨기에보다 훨씬 많은 19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이중 5개를 골문으로 보내는 효율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패스는 적었지만 슈팅은 더 많은 것이 프랑스였고, 전체적인 수비 기록도 프랑스가 우위를 점했다. 결과적으로 프랑스는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날카로운 역습을 시도했고, 성공률이 높은 공격 전개로 더 많은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에 그리즈만, 음바페라는 빠른 공격수들을 중심으로 확실한 찬스를 잡았다.

결승전도 마찬가지. 프랑스는 볼 점유율, 패스 성공률, 뛴 거리, 패스 시도, 심지어는 슈팅 숫자까지 크로아티아에 밀렸다. 그러나 한 가지 밀리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유효 슈팅. 프랑스는 총 8개의 슈팅에서 6번의 유효 슈팅을 만들었다면 크로아티아는 15번의 슈팅에서 3번의 유효 슈팅만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이 차이가 4-2라는 큰 스코어 차이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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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축구의 핵심은 안정적인 수비 그리고 속도 넘치는 역습이다. 이번 대회에서 주로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던 프랑스는 포그바와 캉테라는 세계적인 미드필더를 세워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갔고, 안정적인 포백 수비를 구축해 상대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여기에 마튀이디는 중앙이 아닌 측면에 배치하면서 상대 윙어를 효과적으로 봉쇄하는 동시에 공수 모두에 기여하게 만들었고, 그리즈만, 음바페라는 빠른 공격수를 전방에 배치해 날카로운 역습을 시도했다. 마지막으로 지루를 최전방에 올리면서 힘과 높이 그리고 연계플레이를 가능하게 만들며 전술을 완성했다.

한 마디로 힘, 높이, 조직력, 기술, 속도를 모두 갖춘 팀이 바로 프랑스였다. 결과적으로 전 세계의 축구 트렌드가 다시 한 번 바뀌고 있었고, 모든 능력치를 고루 갖춘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차지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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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FIFA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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