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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트럼프-푸틴, 입 맞춘듯 '러, 대선개입 의혹' 한사코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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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편든 트럼프 "러시아, 대선 개입할 이유 없어"

공화당에서도 반발…"대선개입 책임 물을 기회 사라져"

연합뉴스

첫 공식 정상회담서 악수하는 트럼프-푸틴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개입 의혹을 한목소리로 강하게 부인했다.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의 골자는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해 민주당 이메일 해킹 등 방식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

미 정보기관은 이미 '러시아 개입' 결론을 냈고, 특검 수사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줄기차게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의혹의 당사자인 두 정상이 공식회담에서 과연 이를 테이블 위에 올릴지, 그리고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에 온통 관심이 쏠렸다.

4시간여에 걸친 회담이 끝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입을 맞춘 듯 대선 개입 논란을 일축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푸틴 대통령은 "이른바 '러시아 개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다"면서 "나는 이전에 이미 여러 차례 말한 것을 반복해야 한다. 러시아는 절대 개입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미국 내부 문제에 개입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만일 미국의 로버트 뮬러 특검팀으로부터 공식 요청을 받으면 러시아는 1999년에 체결된 조약에 따라 합동으로 범죄수사를 할 수 있다"며 러시아 해커들에 의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해킹 사건을 공조 수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푸틴 대통령은 2013년 트럼프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당시 성관계 영상을 러시아 당국이 갖고 있다는 이른바 '트럼프 X파일'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그런 루머를 들었다"면서 "그 문제는 무시하고 다시는 생각하지 말라"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공조 수사 발언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제안"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 "미 정보기관에 대단한 신뢰를 하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미 대선과 무관하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력히 주장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개입한 게) 아니라고 했다. 러시아는 그렇게(개입) 할 이유가 없다"라며 미 정보기관보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를 더 신뢰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그는 "깨끗하고 뛰어난 선거운동을 펼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쉽게 승리했다"며 자신의 대선 승리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대선 당시 연방수사국(FBI)이 해킹당한 민주당 전국위원회 서버를 수색하지 않은 점, 클린턴 후보의 국무장관 시절 주고받은 이메일 3만3천 건이 실종된 것 등 민주당 측 의혹을 부각하며 "러시아 선거 개입에 대한 수사는 미국에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정보기관은 물론 상원에서도 러시아의 대선개입을 확인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편들고 나선 것에는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반발할 만큼 후폭풍이 거세게 일었다.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선개입에 대한 책임을 확고하게 묻고 추후 선거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경고할 기회를 놓쳤다"고 비판했다.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가짜뉴스'를 향해 "반역적"이라고 공격한 것에 빗대어 "반역적인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트럼프는 푸틴의 수중에 있다"고 혹평했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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