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궤멸적 참패를 당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한국당은 지리멸렬 속에 계파 싸움만 계속하고 있다. 선거 패배 후 한국당 의원들은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란 현수막 아래 무릎을 꿇는 ‘사죄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이후 당사를 여의도에서 영등포로 옮긴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다. 쓰러져 가는 당에서 그저 기득권을 지키겠다고 연일 진흙탕 싸움이다. 그러니 한국 보수정치의 축을 자임하는 제1 야당이 6석의 정의당과 같은 10% 지지율에 머무르는 것이다.
무늬만 바꾼다고 하루아침에 당이 재건되는 건 아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책임을 느낀다면 가진 것을 다 내려놓고 희생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당의 존폐까지 걱정해야 할 정도로 총체적 위기에 빠진 한국당의 지리멸렬은 따지고 보면 지도부의 탓만도 아니다. 당 전체가 무능과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개혁과 쇄신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소속 의원을 포함한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다. 궤멸 상태에서 다시 일어서려면 책임과 자기희생이 출발점이다. 당이 새로 태어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마지막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한다. 뼈를 깎는 혁신이 없다면 떠나간 국민 지지가 돌아올 까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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