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스팸문자 차단앱 접수 건수
게임·도박 권유가 230만 건으로 1위
대출 권유, 10여 년 만에 2위로 밀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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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팀장’은 한때 스팸 메시지의 대명사였다. 2011년께 무차별로 뿌려졌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그해 스팸 신고 건수가 5308만 건이었다고 한다. 김 팀장 일당을 구속하고 보니, 그 총책이 전직 사이버범죄수사대 경찰이어서 세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자칭 ‘금융감독원 은행전산보안팀 이동수 과장’이 2015년 전후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해킹 유출 때문에 연락드렸으나 부재중으로 연결 안 됩니다”는 메시지와 전화번호를 남기는 방식을 썼다. 과감하게도 금융당국을 사칭했다.
요즘도 지인이나 유명 브랜드, 공공기관, 택배 등을 사칭해 수신인을 안심시키는 수법을 쓰는 경우가 잦다. 모바일 청첩장은 지금도 자주 이용되는 ‘스테디셀러’고, 유명 베이커리 앱을 깔면 케이크 교환권을 준다고 문자를 보낸 다음에 무작위로 몇만 원이 결제되는 사이버피싱도 있다. 10년여 동안 부동의 1위였던 대출 권유는 왜 불법 게임·도박 메시지에 밀려났을까. 황문성 후후앤컴퍼니 플랫폼사업팀장은 “지난해 매달 20만~30만 수준이던 게임·도박 관련 스팸이 12월에만 94만여 건으로 급증했다”며 “내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연말 술자리가 잦은 때 한탕 심리를 자극하는 것 아니겠냐”고 풀이했다.
후후를 통해 등록된 스팸 신고 건수는 올 상반기 전체 815만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3만 건에서 44.7% 늘었다. 황 팀장은 “사회 이슈에 따라 스팸 트렌드도 바뀐다”며 “사기 방법이 더 지능화하고 다양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팸이 뉴스와 유행에 민감하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최근 정부가 “13일부터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들에게 휴대폰 요금을 최고 월 1만1000원 감면해 준다”고 발표했는데, “휴대폰 요금 2만원 할인, 복지부 지원”이란 문자가 고령의 부모님께 집중적으로 뿌려질지 모른다는 거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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