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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설] "기업을 위한 산업부 되겠다"는 백운규 장관, 행동으로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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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기업을 위한 산업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어제 12대 기업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에서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나온 말이다. 백 장관은 규제혁신과 근로시간 단축, 첨단산업 지원, 통상 현안 대응 등 산업부가 맡고 있는 업무뿐만 아니라 세액공제같이 다른 부처가 담당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기업의 진정한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주무부처 장관이 할 수 있는 당연한 말이지만 신선한 느낌을 준다. 백 장관이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을 만난 것은 취임 후 처음으로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문재인정부 들어 기업 투자와 경영 활동을 위축시키는 정책이 많이 나왔는데도 현장 의견을 충분히 듣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이 과도한 개인정보 보호 개선과 규제개혁을 통한 투자 환경 조성, 인프라스트럭처 확충, 세제 지원 등 많은 애로점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것을 보면서 백 장관은 그동안 기업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다.

지금은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침체된 내수 경기는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그나마 우리 경제를 지탱했던 수출마저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악재들이 터지면서 먹구름이 끼고 있다.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부진하며 5개월째 취업자 증가 수가 10만명 안팎에 그치는 등 고용 한파도 심각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친노동 정책에 매달리며 기업들과 엇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와 기업의 소통을 강조한 데 이어 지난 10일 인도를 방문했을 때도 "기업 활동에서 겪는 어려운 사항을 항상 청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 경제정책 기조가 바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어제 간담회에서 나온 백 장관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기업이 요청한 규제개혁과 지원 정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 그렇게 정부와 기업이 호흡을 맞춰 뛰어야 경제 위기를 극복하며 꽉 막힌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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