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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1300원 수수료’ 안녕…금융사·편의점 ‘동거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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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오프라인 지점 등 축소따라 / 현금인출고객 불편 최소화 필요 / 국민·신한 등 속속 편의점과 제휴 / 매장내 ATM서 입출금 서비스 / 저축은행도 이달말부터 가세 / 편의점 “고객 유인 매출확대 도움” / 은행 등 금융업체와의 동거 반겨

세계일보

은행과 편의점의 동거 시대가 열렸다. 이제 급하게 현금을 인출해야 하는데 거래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찾기 힘들다면 은행과 업무협약을 맺은 편의점 ATM을 이용하면 된다. 타행 ATM 이용 시 지불해야 하는 1300원가량의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1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다음 달부터 GS25 편의점 내 설치된 ATM 중 8500여대를 통해 은행과 동일한 수수료 조건의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영업시간에는 GS25에서도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영업시간 이후의 수수료도 국민은행 점포에 설치된 ATM과 동일하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세븐일레븐에 설치된 4000여대의 ATM에서도 같은 조건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11월 GS25와 협약을 맺고 GS25에 설치된 ATM 사용 수수료를 각 은행의 ATM 수수료와 동일하게 받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우정사업본부와 협약을 맺고 하나은행 고객이 우체국에 있는 ATM으로 은행 영업시간 중 입출금하면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날 “향후 다른 편의점과의 업무협약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농협은행도 현재 편의점과의 업무협약을 고려 중이다. 오프라인 점포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씨티은행은 2010년부터 롯데ATM, 효성TNS, 한국전자금융과 제휴를 맺고 고객에게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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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들도 편의점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고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달 25일 GS25와 협약을 맺은 후 이달 말부터 GS25 점포에 설치된 ATM 8500대에서 24시간 무료 출금거래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ATM 대수가 60여개밖에 되지 않아 고객 접근성이 떨어졌는데 유통망이 촘촘한 편의점과의 협약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도 제고하고 새로운 고객도 유치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CU 등 다른 편의점과의 협약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인터넷 전문은행은 편의점과 시중은행 ATM을 활용해 ‘거래비용 무료’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전국 모든 ATM 수수료 면제 정책을 2019년 6월30일까지 1년 더 연장했다. 케이뱅크는 우리은행과 GS25 ATM을 이용하는 자사 고객에게 700~800원 수준인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편의점이 은행들의 새로운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변하고 있는 것은 모바일화로 오프라인 지점수와 ATM 수가 매년 급감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현금 인출 시 고객들이 느낄 수 있는 어려움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올해 6월 말 현재 시중은행(국민·신한·KEB하나·우리·기업은행·농협)이 운영하고 있는 ATM 수는 총 3만3596대로 5년여 전인 2013년 말(4만1441대)보다 20%가량(7845대) 줄어드는 등 매년 급감하는 추세다. 2015년 7186개였던 은행 점포수도 올해 3월 기준 6784개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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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관계자는 “ATM을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점포 임대비, 인건비와 관리비 등이 상당하다”며 “점포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은행 ATM 1대당 적자가 연간 160만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현금 없는 사회’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ATM을 직접 운영하기보다 편의점과 협약을 맺는 편이 훨씬 경제적인 셈이다.

GS리테일 등 편의점들도 은행과의 동거를 반기고 있다. 편의점이 단순한 물건 구매뿐만 아니라 택배 서비스를 비롯해 각종 생활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업무까지 볼 수 있다는 편리함이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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