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5G장비 이어 스마트폰까지 … 한국시장 ‘대륙의 진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국 위협 거세진 국내 통신시장

샤오미 29만원대 레드미 노트5 출시

듀얼 카메라, 갤럭시S9급 배터리

가성비 앞세워 중저가폰 시장 넘봐

삼성전자 “국내선 프리미엄폰 선호”

이통 3사는 화웨이 5G망 도입 고심

중국이 ‘외산 폰(외국 브랜드 스마트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 통신 시장에 공식 출사표를 던졌다. 중국 샤오미는 16일 ‘레드미 노트(Redmi note) 5’를 한국에 출시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국내 이동통신사를 통해 정식 출시되는 첫 중국 스마트폰이다. SK텔레콤과 KT는 레드미 노트 5에 최대 20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지원한다.

그간 중국 브랜드 스마트폰은 직구 등의 방식이나 소규모로 국내에 들어왔다. LG유플러스가 화웨이 ‘Y6’?‘H3’?‘P10’를, KT가 화웨이 ‘비와이폰’을 판매한 적이 있지만, 물량이 적고 공시지원금도 없었다.

중앙일보

샤오미의 한국 공식 파트너인 지모비 코리아 정승희 대표가 16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서 ‘레드미 노트 5’ 카메라 성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중국?인도 등지에서 먼저 출시된 레드미 노트 5의 화면 크기는 5.99인치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8(6.3인치)와 갤럭시 S9(5.8인치)의 중간 크기다.

전용 펜(S펜)이 있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인식한 '노트' 브랜드를 달았지만, 별도의 펜이 있지 않다. 20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와 1200만 화소 후면 듀얼 카메라가 탑재됐고, 4000mAh인 배터리 용량은 갤럭시 S9(3000mAh)이나 갤럭시 노트 8(3300mAh)보다 넉넉하다.

무엇보다 값이 싸다. 출고가가 29만9000원이다. 공시지원금(최대 20만원)을 받으면 실 구매가는 10만원 안팎이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40만원 안팎일 것이라는 예상보다 가격이 많이 싸다”며 “작심하고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샤오미의 한국 공식 파트너인 지모비코리아 정승희 대표는 “그간 한국 시장을 이해하고 적응하기 위한 탐색의 시간을 가졌고, 이젠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서려 한다”며 “판매망뿐 아니라 사후지원(AS)망도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흥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분위기가 다르다”며 “국내는 프리미엄 폰 선호도가 높은 만큼 정착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4위 업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샤오미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8.2%다. 아직 1위인 삼성전자(22.6%)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성장세가 무섭다.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인도에선 삼성전자를 눌렀다.

샤오미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4.1%에서 올 1분기 28.8%로 뛰어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점유율은 28.6%에서 23.8%로 떨어지며 2위로 하락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65.3%), 애플(16.7%), LG전자(12.2%)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국 제품에 대한 성능?품질?사후지원(AS)에 대한 불신도 이유로 꼽힌다.

중앙일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2~3년 새 중국 제품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특히 샤오미는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보조 배터리·공기 청정기·무선 청소기 등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인식이 퍼지며 수요가 늘고 있다. 여기에 레드미 노트 5는 이미 제품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1분기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이다. 그간 중국 스마트폰을 외면하던 SK텔레콤과 KT가 태도를 바꾼 것도 이런 이유다.

중국 IT기업은 국내 통신 네트워크 시장에도 깊숙이 들어와 있다. 국내 주요 이동통신업체는 유선 통신망에 세계 1위 장비업체인 화웨이 장비를 이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사용 중인 4G 무선통신 네트워크망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다.

앞으로 통신 업계를 좌우할 차세대 이동 통신 서비스(5G) 네트워크에도 화웨이 장비가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가 화웨이의 5G 장비 수준이 삼성전자보다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술 수준은 3~6개월 앞섰고, 가격은 20~30% 싸다고 평가한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상하이 2018’ 전시장을 찾은 권영수 당시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미 5G에 화웨이 장비를 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 제품의 품질이 많이 좋아졌고 가성비도 뛰어나다"며 "서비스나 품질의 미세한 차이에서 국내 업체와의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ag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