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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무역전쟁중인 중국 2분기 성장률 6.7%로 둔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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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2개 분기 연속 안정 성장” 자평하지만 상반기 투자 증가율 6% 역대 최저
소비 증가율도 둔화, 6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2년래 최저...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 증가 우려

중국 경제가 2분기 6.7% 성장하는 데 그쳤다.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3개 분기 연속 6.8%를 유지했던 추세가 둔화한 것이다. 중국 경제에 악재가 될 미중 무역전쟁이 이달 6일 상호 고율 관세 부과 개시로 본격화되고 있어 추가 경기둔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중국의 경제지표가 발표된 직후 위안화 가치는 상하이외환시장에서 달러당 6.7165위안까지 떨어졌지만 상하이종합지수는 하락폭이 둔화되다가 다시 확대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61% 하락한 2814.04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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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륙 최대 항구인 충칭 창장변의 궈위앤항./충칭=오광진 특파원



중국 국가통계국 마오성융(毛盛勇) 대변인은 16일 상반기 경제지표 발표 기자회견에서 “복잡하고 가혹한 환경 속에서 중국의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이 41조 8961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성장했다”고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이 6.8%, 6.7%로 12개 분기 연속 6.7~6.9% 구간에 있다”며 안정적 성장을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6.5% 안팎’을 웃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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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 대변인은 “전체적으로 평온을 지속하고 안정 속에 좋아지는 발전추세를 보여 경제가 고질량 발전을 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 계속 쌓이고 있다”며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게 늘고 국내 구조조정과 전환 업그레이드 배경 속에서 쉽지 않은 성적을 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3두마차 가운데 고정자산투자와 소비는 모두 작년 상반기보다 증가세가 둔화되고, 수출만 증가율이 확대돼 낙관하기엔 이른다는 지적도 있다. 수출 증가율 확대 역시 미중 무역전쟁 본격화를 앞두고 앞당겨 수출을 늘린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지속 가능여부가 불확실하다.

부채 감축(디레버리징) 정책이 경기둔화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이 더해지는 상황에서 소비의 원천이라할 수 있는 주민 소득의 실질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을 다시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경기 둔화 속도에 따라 부채 축소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무역전쟁이란 단어 사용을 자제하라는 중국 당국의 지침이 있던 것으로 알려진 것을 보여주듯 마오 대변인은 이날 미중 무역마찰이라는 표현으로 일관했다.

♢쉽지 않은 성적이라고 자평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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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 대변인은 △경제 운행 평온과 함께 △경제구조 고도화와 업그레이드 △신구 성장동력의 전환 가속 △질적 효율성의 꾸준한 제고 등을 상반기 경제의 특징으로 꼽았다. 5, 6월 도시 조사 실업률이 4.8%로 201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것도 안정적 성장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됐다.

상반기 경제에서 3차산업 비중이 54.3%로 1년새 0.3%포인트 상승하고, 같은 기간 3차산업을 대표하는 서비스업의 경제성장 공헌도 역시 78.5%로 1.4%포인트 확대된 것은 경제구조 고도화를 보여준다는 게 마오 대변인의 설명이다. 상반기 소비의 경제성장 공헌도가 78.5%로 전년 동기 대비 14.2%포인트 확대되고, 민간투자 증가율도 개선되는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기술산업, 장비제조업, 전략신흥산업의 상반기 성장률이 각각 11.6%, 9.2%, 8.7%로 같은 기간 산업생산 증가율(6.7%)을 모두 웃돌고, 여행 건강 교육 문화 등 서비스 소비 비중이 50%에 달할만큼 높아진 게 신⋅구 성장동력 전환이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마오 대변인은 설명했다. 하지만 첨단기술산업 및 전략신흥산업이 각각 산업생산 증가율을 웃도는 수준은 4.9%포인트, 2%포인트로 올 1분기 5.1%포인트, 2.8%포인트에 비해 모두 둔화됐다.

올 상반기 GDP 1만위안당 에너지 소모량이 전년 동기 대비 3.2% 줄면서 감소폭이 올해 목표치(-3%)를 웃도는 등 경제의 질적 효율성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오 대변인은 특히 중국 시장이 크고 지재권 보호와 공평한 대우가 끊임없이 제고되면서 올 상반기에 달러 기준이든 위안화 기준이든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성장 추세를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자유치 규모는 투자기업수로는 전년 동기 대비 96.6% 늘고 금액으로는 위안화와 달러 기준으로 각각 1.1%와 4.1% 증가했다.

♢3두마차 가운데 수출만 증가세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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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고정자산투자는 29조 7316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6%에 그쳤다. 1년 전에 비해 2.6%포인트, 올 1분기에 비해 1.5%포인트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저 수준의 증가율이다. 중국의 투자 증가율 둔화는 지방정부의 부채리스크 억제 강도가 높아지면서 도로 등 인프라 투자가 주춤해진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올 상반기 인프라 투자 증가율은 7.3%로 작년 상반기(21.1%)에 비해 13.8%포인트 둔화됐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투자는 상반기 9.7% 증가해 작년 상반기 증가율(8.5%)을 웃돌아 부동산투자 거품 리스크가 여전한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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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매출 증가율은 같은 기간 10.4%에서 9.4%로 떨어졌다. 올 1분기에 비해에서도 0.4%포인트 둔화됐다. 단지 6월만 놓고 보면 9%로 전달에 비해 0.5%포인트 확대됐다. 마오 대변인은 이에 대해 7월부터 수입차 관세가 인하되면서 5, 6월 자동차 소비가 둔화된 게 영향을 미쳤다며 이 요인을 빼면 5월 소비증가율은 8.5%에서 10%, 6월의 경우 9%에서 11%로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상반기 화장품 수입이 100% 성장하고 수산품 수입이 12%이상 늘어난 사실과 소비 고도화가 이뤄지는 점을 들어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중국의 상반기 산업생산 증가율은 6.9%에서 6.7%로 내려갔다. 6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6% 늘며 예상치 6.5%를 밑돌았다. 6%는 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올 상반기 수출 증가율은 12.8%로 작년 상반기 증가율 8.5%를 4.3%포인트 웃돌았다. 미중 무역전쟁을 앞두고 서둘러 미국으로 수출을 늘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실제 상반기 미국으로의 수출은 13.6% 늘어 중국 전체 수출 증가율 12.8%를 웃돌았다. 더욱이 6월 중국의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해 미중간 무역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달 6일부터 연간 수입규모가 340억달러에 달한 상대국 제품에 25% 추가관세를 물리기 시작했다.

♢무역전쟁 여파 불확실성 속 물가안정 자신하는 중국

마오 대변인은 “상반기 경제에 미중 무역마찰 영향이 있었다 해도 비교적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면서도 “하반기 영향에 대해서는 더 관찰해야 한다”며 예측을 유보했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방증이다. 그는 그러나 “미국이 일방적으로 도발한 무역마찰이 미중 경제에 모두 영향을 미치고 매우 많은 관련 국가도 영향을 줘 글로벌 경제의 회복과 세계무역의 지속성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마오 대변인은 미중 무역전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비교적 평온하게 상승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수입 대두 가격이 일정 부분 상승할 수 있지만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점과 대두 가격 상승 영향을 받을 돼지고기와 식용유 가격이 상반기 12.5%, 1% 하락한 점을 들어 물가안정에 자신감을 보였다. 미중 무역전쟁발(發)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무역전쟁 여파 부채감축 속도 조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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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팡 ING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부채감축 속도를 늦추고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와 같은 성장 지향적인 조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만일 상황이 예상보다 더 빨리 악화되면 중국 당국은 재정과 통화 모두 부양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올들어 3차례 지준율을 낮춘데 이어 지난주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금융당국이 은행과 기타 금융기관의 위험대출을 축소하는 계획 발표를 연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둔화 및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 대처하려고 부채감축 기조를 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도 지난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금융당국이 은행에 올 3분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금리를 1분기에 비해 획기적으로 낮추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인민은행이 디레버리징이라는 표현에 최근 ‘구조적’을 추가한 것은 일률적인 부채감축의 부작용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올 6월말 총통화(M2) 증가율은 8%로 사상 최저수준으로 내려갔다. 특히 금융에서 실물경제로 흘러가는 자금을 의미하는 사회융자 잔액이 6월말 기준 9.8%로 1년 새 3%포인트 둔화됐다. 위안화 대출 잔액 증가율은 같은 기간 12.9%에서 12.7%로 0.2%포인트 둔화에 그쳤지만 그림자 금융 규제가 강화된 탓이다. 노무라증권은 인민은행이 연내에 최소 한차례 이상 지준율을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금융리스크 요인으로 꼽히는 지방정부 부채와 P2P(개인간) 대출 등 핀테크에 대한 규제 강화는 지속하고 있다. 지하철 허가 기준을 높여 우루무치 란저우 뤄양 난퉁 등 많은 도시들이 이 기준을 충족시키기 힘들게 됐다는 중국 언론의 보도도 나온다. 앞서 중국 중부 후난(湖南)성의 현(縣)급 도시인 레이양시 정부가 재정수지 악화로 현지 당정 공무원들의 5월분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지방정부의 부채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경제 성장률 밑돈 소득증가 속도...소비 둔화 압력

마오 대변인은 “올 상반기 주민 1인당 가처분소득의 실질 증가율(가격 요인 감안)이 전년 동기 대비 6.6%로 경제성장률(6.8%)과 기본적으로 동조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주민소득 증가율은 경제 성장 속도에 비해 0.2%포인트 낮은 것으로 올 1분기까지만 해도 경제 성장률을 웃돌던 상황이 역전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상반기의 경우 주민 소득 실질 증가율은 7.3%로 경제 성장률을 0.4%포인트 웃돌았었다.

주민 소득 증가율 둔화는 소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소비 증가세는 둔화되는 반면 온라인 쇼핑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상반기 실물상품 온라인 소비 규모는 29.8% 늘어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4%를 차지했다. 온라인 소비 비중이 작년 상반기에 비해 3.6%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마오 대변인이 이날 공개한 상반기 하루 평균 신규등록 시장주체(개인 사업자 포함) 1.81만개는 작년 상반기 4.9만개에서 급감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일각에선 ‘기업’을 ‘시장주체’로 잘못 얘기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작년 전체 하루 평균 신규 등록 기업은 1.66만개에 달했다.

마오 대변인은 “하반기 외부환경에 확실히 매우 많은 변수가 있고 불확실성과 불균형성이 상승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경제발전의 불균형성과 불확실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공급측 구조개혁과 내수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경제가 합리적인 구간에서 평온하게 운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xiexi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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