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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월드컵 결산①] 프랑스는 영광을, 크로아티아는 감동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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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선수들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4-2로 물리친 후 우승컵을 높이 들어올리고 있다. 프랑스는 자국 대회였던 1998년 대회 우승 이후 20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모스크바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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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승패는 갈렸지만, '승자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The Winner Takes It All)'는 금언은 깨졌다. 승자는 물론, 패자도 갈채를 받았다. 20년만에 우승의 영광을 거머쥔 프랑스와 '3번의 연장전' 투혼에 빛난 준우승팀 크로아티아. 두 팀의 투혼은 세계 축구 팬들의 갈채를 받기 충분했다.

프랑스는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에서 상대 자책골과 앙투안 그리에즈만, 폴 포그바, 킬리안 음바페의 연속골에 힘입어 크로아티아를 4-2로 물리쳤다. 1998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우승 이후 정확히 20년 만에 월드컵 두 번째 정상에 올라 우승상금 3800만달러(약 431억원)를 챙겼다.

◆ 20년만에 우승…아트 사커 부활= 우승을 일군 프랑스의 주축 선수들은 젊고 역동적이다. 평균나이 만 26.1세로 구성된 이들은 안정된 수비와 빠른 공격 전개로 세계 축구를 호령하던 이름난 팀들을 무너뜨렸다. 조별리그 3경기를 조 1위(2승1무)로 통과한 뒤 아르헨티나(16강 4-3 승), 우루과이(8강 2-0 승), 벨기에(4강 1-0 승) 등을 상대한 토너먼트에서 한 번도 연장전을 거치지 않고 무패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까지 7경기 동안 14골을 넣으면서 실점은 6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프랑스의 또 다른 특징은 다문화 대표팀이다. 대표 선수 23명 가운데 16명이 아프리카 이민자 집안의 후손이거나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선수들이다. 출신과 문화가 다른 이들의 개성을 그라운드 안에서 고르게 융화하면서 공격과 수비에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결승에서 볼 점유율(39%-61%)과 패스횟수(269개-548개), 슈팅(8개-15개) 모두 크로아티아에 뒤졌지만 득점 기회에서 4골을 몰아넣는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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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가 크로아티아를 꺾고 우승하자 감격스런 표정으로 공격수 앙트안 그리에즈만을 끌어안고 있다.(모스크바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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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은 출신이 다른 구성원들의 특성을 조화롭게 아우른 프랑스 대표팀을 무지개에 빗대 '레인보우 팀'으로 정의했다.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급부상한 자국 대표팀의 활약은 이민자ㆍ난민, 실업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던 프랑스 국민들도 하나로 뭉치게 했다. 수도 파리의 에펠탑 앞 야외 응원장에는 9만여명이 모여 프랑스의 우승 장면을 지켜봤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엄청난 경기를 펼쳤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정신력까지 보여줬다. 충분히 이길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데샹 감독은 1998년 선수로, 이번에는 지도자로 월드컵을 두 차례 제패하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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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바르 키타로비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이 러시아월드컵에서 준우승한 뒤 아쉬워하는 크로아티아 대표팀 주장 루카 모드리치를 위로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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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의 연장전' 투혼…우승만큼 값진 준우승= 사상 첫 우승은 놓쳤으나 크로아티아도 1998년 대회 3위를 넘어 역대 최고 성적으로 월드컵 역사를 새로 썼다. 무엇보다 '오뚝이' 같은 투지가 돋보였다. 덴마크와의 16강, 러시아와의 8강전을 모두 승부차기 끝에 이긴 뒤 잉글랜드와의 4강전(2-1 승)에서도 연장전을 치렀다. 이 3경기 모두 선제골을 내주고 기어이 동점과 역전을 일궈냈다. 크로아티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로 대회가 개막하기 전 이 팀을 우승후보로 꼽은 전문가는 없었다. 그러나 평균연령 만 29.1세의 베테랑으로 구성된 주축 선수들은 거듭된 혈투에 다리가 휘청이면서도 뛰고 또 뛰었다. "당연히 선수 교체를 하려고 했지만 그 누구도 교체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모두 '나는 더 뛸 수 있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잉글랜드를 물리친 뒤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이 남긴 이 한 마디는 세계 축구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크로아티아의 주장 루카 모드리치는 준우승하고도 대회 최우수선수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그는 우리 나이로 34세 노장이지만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가장 많은 694분을 뛰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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