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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투타겸업' 손색없던 강백호, 겸업 정말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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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14일 올스타전이 열렸다. 강백호가 마운드에 올라 투구하고 있다.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2아웃 잡은 뒤 교체됐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슈퍼루키’ 강백호(19·KT)가 끝을 알 수 없는 야구 재능을 마음껏 과시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처럼 투타 겸업 가능성을 증명해 KT뿐만 아니라 KBO리그 전체 야구팬을 들뜨게 만들었다.

시속 150㎞까지 측정됐다. 데뷔 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서서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올스타 정예멤버를 상대로 주눅들지 않는 투구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소 힘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지만 투구 밸런스 자체도 매우 좋았다. KT 김진욱 감독도 “이벤트로 생각하고 가볍게 던지라고 주문했는데 초구를 던지는 모습을 보고 승부욕이 엄청난 선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솔직히 깜짝 놀랐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단 두 타자를 상대했고 투구수도 10개에 불과했지만 139㎞까지 측정된 체인지업에 ‘커트의 달인’ 이용규(한화) 조차 뒷걸음질 치며 삼진으로 돌아섰다. 선발까지는 아니더라도 불펜 투수로 1이닝 정도는 쉽게 막아낼 수 있는 구위를 지녔다는 평가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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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문수야구장에서 14일 올스타전이 열렸다. 경기전 팬 사인회가 열리고 있다. 강백호가 사인을 해주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강백호가 지난 14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18 KBO 올스타전에서 드림팀이 0-5로 뒤진 6회초 마운드에 올라 보여준 모습은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했다. 오지환(LG)과 이용규를 상대로 공 10개를 던졌고, 세 개를 커트 당했다. 오지환은 강백호가 던진 포심 패스트볼에 타이밍이 늦었고 이용규는 몸쪽 슬라이더에 타이밍이 빨라 우측 파울을 때렸다. 국내 타자들 중 손목힘 좋기로 소문난 오지환과 공을 배트에 맞히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이용규라 이들이 건드린 공 세 개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낯선 투수인데다 상대적으로 긴장감이 떨어지는 올스타전 무대라고는 하지만 강력한 볼의 회전과 무브먼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롯데 이대호가 “나도 투수 출신이라 가끔 한 번씩은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강백호는 어깨가 싱싱해서인지 빼어난 구위를 보였다. 부럽다”고 감탄했을 정도였다.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 강백호의 투타겸업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다. 김 감독은 “스스로도 스텝 스로보다는 투수판을 밟고 던질 때 밸런스가 더 좋다는 얘기를 하더라. (강)백호와 얘기를 나눠봐야겠지만 아직은 투수보다 타자로 더 큰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연장 승부로 인해 가용할 수 있는 투수를 모두 소진한 경우나 점수 차가 큰 경기에서 팬 서비스 차원의 등판은 있을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전문 투수로 전환하거나 투타 겸업을 시킬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투수를 하려면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근육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밸런스 등도 점검해야 한다. 이제 데뷔 첫 해이고 타자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펼치고 있으니 무리할 필요 없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프로에서 굵직한 업적을 남기려면 투수보다는 타자가 낫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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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프로야구 KBO리그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강백호.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강백호도 “투수보다 타자에 관심이 더 많다”며 즉답은 피했다. 하지만 “이벤트성 등판이라 아무런 준비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실전에서 던지게 된다면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실전이었다면 선배님들이 이렇게 치지는 않으셨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데뷔 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르면서도 “투수 안하기를 잘했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 열심히 던졌다”며 남다른 승부욕을 드러냈다.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강한 자존감으로 똘똘뭉친 강백호의 성향을 고려하면 투타겸업도 시간문제처럼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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