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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투혼의 허벅지 세리머니'…크로아티아, 이게 바로 '졌잘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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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크로아티아 페리시치는 러시아 월드컵 결승에서 부상 투혼을 불사르며 골을 터트렸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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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졌잘싸(졌지만 잘싸웠다)'다.

크로아티아는 16일(한국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에서 2-4로 졌다. 하지만 '아름다운 패자'였다.

크로아티아의 이번대회 슬로건은 '작은 나라 큰 꿈(Small country Big dreams)'이다. 유럽 발칸반도에 위치한 크로아티아는 면적은 한반도 4분의 1에 불과하고, 인구는 416만명으로 서울의 절반수준이다.

하지만 '소국' 크로아티아는 큰 꿈을 향해 담대하게 진군했다. 크로아티아는 덴마크와 16강, 러시아와 8강, 잉글랜드와 4강까지 3경기 연속 연장 혈투를 펼쳤다. 체력은 바닥났고 부상도 발생했다.

사실 크로아티아는 결승에서 수비적으로 내려서서 재미없는 경기를 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당당하게 맞서는 길을 택했다. 프랑스와 6골을 주고받는 난타전을 펼쳤다.

크로아티아는 전반 18분 만주키치 자책골로 끌려갔다. 하지만 전반 28분 팀 플레이로 페리시치가 동점골을 뽑아냈다.

잉글랜드와 4강전에서 허벅지를 다쳤던 페리시치는 이날 부상투혼을 불살랐다. 득점 후 유니폼 하의를 올려 손가락으로 허벅지를 가르켰다. 국가를 위해서라면 이정도 통증은 참아낼 수 있다는 것처럼 보였다.

크로아티아는 전반 38분 페리시치의 핸드볼 타울에 따른 페널티킥 실점을 내줬다. 1-4로 뒤진 후반 24분엔 만주치키가 집념의 추가골을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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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내전을 겪은 모드리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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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했다. 크로아티아 대표 선수들은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겪은 세대다. 모드리치 선수는 1991년 6세 때 할아버지가 세르비아 반군에 사살됐다. 페리시치(인터밀란)과 로브렌(리버풀)은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피해 크로아티아로 이주했다.

어린시절을 유럽 화약고에서 보내면서 애국심이 투철하다.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은 4강전에서 "힘들면 교체해주겠다"고 했지만, 그 누구도 교체를 원하지 않았다. 전세계 팬들이 크로아티아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작지만 강한 나라' 크로아티아는 1998년 월드컵 3위에 오른데 이어 2018년 월드컵에서 감동의 준우승을 거뒀다. 콜린다 그라바르 키타로비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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