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G장비, 우리보다 잘 만들수 있는곳 없다"

삼성전자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이 지난 13일 수원 본사에서 5G(5세대 이동통신)용 장비 부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지난 13일 오전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수원시 디지털시티의 정문 사거리 주변에는 '5G(5세대 이동통신) CC(폐쇄회로)TV'라고 적혀 있는 카메라 8개가 설치돼 있었다. CCTV는 통신 케이블선 없이 모두 무선으로 5G 기지국과 연결돼 중앙 관제센터에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송했다. 이 사거리는 출퇴근 시간에 차량과 직원들이 가장 많이 붐비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한 달 전부터 디지털시티를 일종의 5G 모의 실험장으로 만들어 교통량 분석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5G 기술 시연회를 열고 자사의 5G용 통신 장비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5G 기지국 장비 개발은 거의 완료한 상태"라며 "5G 통신망(網)을 깔 수 있도록 통신 장비를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업체들은 내년 3월에 5G 상용화를 시작할 예정이며 이미 필요한 주파수를 확보한 상태다. 김 사장은 이어 "삼성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최고의 제품을 적기에 시장에 공급할 테니 안심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수천 명에 달하는 연구 인력이 5G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2~4세대 이동통신 장비를 제공한 경험이 있는 삼성전자보다 더 좋은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업체는 없다"고도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기지국 신제품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발표된 국제 표준 장비 가운데 가장 크기가 작았다. 고객인 통신 업체로서는 기지국이 작을수록 설치가 간편한 이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에 미국 통신 업체 스프린트에 5G 기지국 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5G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2020년까지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통신 장비 시장은 중국 화웨이(점유율 28%), 스웨덴 에릭슨(27%), 핀란드 노키아(23%) 등 3사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3%)는 5위다. 삼성전자는 이번 기술 시연회를 통해 중국 화웨이에 5G 기술이 3개월 정도 뒤처졌다는 일부 시장의 평가를 불식시키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또 이날 디지털캠퍼스 축구장 관람석에 스마트폰 60대를 설치해놓고 5G 기술 적용 전과 후 달라지는 동영상 전송 서비스 품질을 비교하는 기술 시연을 했다. LTE(4세대 이동통신) 통신 속도로 한 번에 60대가 고화질 동영상을 볼 때는 스마트폰 20~30여 대에서 끊김 현상이 발생했지만 5G 기술을 적용하자 끊기는 스마트폰이 10여 대에 불과했다. 데이터 전송 속도도 LTE일 때는 초당 97메가비트(Mbps)였지만 삼성이 보유한 '대용량 다중 입출력 안테나' 기술을 적용하자 185Mbps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시연을 맡은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파수 대역폭을 일종의 고속도로로 본다면 5G 시대에는 2층 고속도로가 만들어져 더 많은 차량이 빠르게 통행하는 것처럼 데이터가 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김강한 기자(kimstr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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