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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러시아WC] '4골 화력쇼' 프랑스, 크로아티아 꺾고 20년 만에 월드컵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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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영리했고, 크로아티아는 투지 넘쳤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혹했다. 월드컵 결승전 무대에서 약 반 세기 만에 무려 3골 이상이 터지는 난타전이 펼쳐졌다. 그리고 승자는 또 한 번, 프랑스였다. 20년 만에 리턴매치를 벌인 프랑스와 크로아티아가 월드컵 결승전이라는 축구계 최고의 무대에서 화끈한 승부를 선보이며 전세계 축구팬을 열광시켰다.

16일 자정(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경기에서 프랑스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4-2 대승을 챙겼다. 지난 1998년 자국에서 개최된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프랑스는 무려 20년 만에 다시 세계 축구계 정상의 자리에 서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프랑스는 이번 대회 개막전부터 전포지션에 즐비한 스타 플레이어들로 화려하게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이미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상태였다. 19세의 신성 킬리안 음바페를 필두로 맨유에서 활약 중인 폴 포그바는 물론 그리즈만과 캉테를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비수 바란과 토트넘의 베테랑 수문장인 요리스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선수들이 유럽 내노라하는 리그 상위권 팀의 핵심 자원들로 이루어져 있어 브라질, 독일, 스페인 등 축구강호들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다.

이런 가운데 대회 개막 이후 우승 후보 0순위였던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파란이 일어나는 등 이변이 계속된 가운데 프랑스 역시 초반 조별리그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약체로 꼽힌 호주에 진땀승을 거두는가 하면 덴마크와는 졸전 끝에 무승부에 그치는 등 기복을 겪었다. 그러나 프랑스는 2승 1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이후에는 토너먼트를 거듭하면서 탄탄한 수비력과 영리한 경기운영으로 흠결없는 실리축구를 구사해 강호들이 이변의 희생양이 되어 짐을 싸는 가운데서도 우승을 향해 안정적인 항해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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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결승전에서 만난 크로아티아는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보면 FIFA랭킹 7위에 올라 있는 프랑스가 랭킹 20위의 크로아티아보다 한 수 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 통과이후 16강부터 준결승까지 세 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르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는 투혼 끝에 결승까지 올라오는 저력을 과시하며 이번 대회 최고 이변을 일으켰다. 특히 준결승전에서는 약 50년 만에 월드컵 결승행을 노리던 축구종가 잉글랜드마저 연장 끝에 제압해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실제로 이날 결승전에서도 크로아티아는 경기 초반부터 투혼을 불살랐다. 프랑스보다 휴식기를 하루 덜 가졌지만 크로아티아는 중원의 사령관 루카 모드리치를 중심으로 오른쪽 측면의 페리시치와 최전방의 만주키치로 이뤄진 공격 삼각편대가 활발히 프랑스 전방을 압박했다. 수비수 출신의 디디에 데샹 감독이 이끌고 있는 프랑스는 결승까지 최소한의 실점으로 상대를 압박했을 정도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 결승에서는 전반 초반부터 크로아티의 파상공세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 흐름을 내줬다.

그러나 주도권 싸움이 그대로 득점으로까지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계속되는 공격에도 마무리가 세밀하지 못하며 프랑스의 골문을 열지 못해 크로아티아가 고전하는 사이 프랑스가 단 한 번의 세트피스로 경기 분위기를 한 번에 뒤집었다. 프랑스는 전반 18분 하프라인을 넘어 크로아티아 진영으로 돌파해 들어가던 그리즈만이 상대 파울을 유도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찬스를 만든 것.

프랑스의 키커로 나선 그리즈만이 때린 공이 절묘한 각도로 휘어 들어가며 골대 구석을 향했고 공은 공교롭게도 수비에 가담했던 크로아티아 공격수 만주키치의 머리에 맞고 팀 동료인 골키퍼 수바시치가 손을 쓸 수 없게 골망 한쪽으로 휘어들어갔다. 순식간에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선제골 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은 프랑스는 오히려 경기 점유율은 내주면서도 승리를 챙기는 영리한 실리축구로 우승에 먼저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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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도 쉽게 포기하지는 않았다. 결승전에 오르기까지 무려 3번이나 연장을 치렀지만 선수 전원이 경기 내내 쉬지 않고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는 특유의 팀 플레이는 이날도 빛을 발했다. 측면 수비가 헐거워진 프랑스의 허점을 틈타 날카로운 돌파력을 보인 페리시치가 동점골의 물꼬를 텄다. 크로아티아는 전반 28분 만든 코너킥 상황에서 한 편의 게임장면 같은 완벽한 움직임으로 패스를 주고 받으며 1-1 만회골을 만들어 냈고 페리시치가 마지막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프랑스에 행운이 계속됐다. 전반 38분에 만들어진 프랑스의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해 있어 크로아티아의 공격수 페리시치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심판이 이를 보지 못하고 플레이를 이어가려 했지만 선수들의 계속된 항의에 이번 대회에서 첫 도입된 '비디오판독(VAR)'이 시행됐고, VAR의 위력은 결승에도 다시 한 번 입증됐다.

비디오판독을 통해 페리시치의 파울을 확인한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그리즈만이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하면서 프랑스는 전만에만 3골 득점에 성공하며 3-1 리드를 만드는 난타전을 펼쳤다. 예기치 못한 실책과 불운한 파울로 순식간에 두 골이나 내주게 된 크로아티아는 선수들의 정신력이 급격하게 무너지며 이전까지 보여주던 무서운 집중력이 흔들리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후반들어 프랑스는 더욱 영리하게 경기운영을 이어갔다. 디디에 데샹 감독은 크로아티아가 후반 들어 초반에도 세트피스와 공격에서 여전히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며 추격의 의지를 꺾지 않자 빠른 전열 정비에 나섰다. 후반 10분 루카 모드리치와 중원 대결을 벌이던 은골로 캉테를 빼고 체격과 체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스티븐 은존지를 이른 타이밍에 교체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이날 경기의 중요한 승부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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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리치의 존재감을 꽁꽁 지운 프랑스는 점유율을 내주며 크로아티아의 체력을 완전히 소진시키면서도 상대의 효율적인 공격은 차단했고 또 결정적인 공격에서는 반드시 득점 찬스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으로 한 발, 한 발 승리에 다가섰다. 결국 후반 14분 만에 20년 만의 월드컵 우승에 쐐기를 박는 골이 나왔다. 수비진이 완전히 무너진 크로아티아는 체력적으로 우위를 보인 프랑스 공격진의 최전방 침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고 특히 측면에서 빠른 스피드로 공간을 허물고 들어오는 음바페를 막지 못했다.

페널티 박스 앞쪽까지 침투해 들어간 음바페는 중원에 함께 쇄도해 들어온 그리즈만과 포그바를 확인한 뒤 재빠르게 영리한 패스를 연결했고 그리즈만으로 연결된 패스는 중원에 빈 공간으로 완벽한 찬스를 노리고 있던 포그바로 이어졌다. 포그바의 왼발 슈팅은 한 차례 상대 수비벽에 막혔으나 포그바는 흘러 나온 공을 놓치지 않고 재차 강력한 슈팅으로 때려 넣으며 끝내 골망을 흔들었다.

프랑스는 추가골이 들어간 지 채 5분이 지나지 않은 후반 20분에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로 떠오른 19세의 신성 킬리안 음바페가 팀의 4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크로아티아를 완전히 패배로 몰아넣었다. 음바페는 펠레에 이어 월드컵 역사상 두번째로 결승전 무대에서 득점한 10대 선수에 이름을 올리는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시간은 30분이나 남았지만 이미 4-1까지 격차가 벌어진 경기는 결국 마지막까지 프랑스의 우세로 진행됐다. 후반 24분에는 이날 불운의 선제 자책골을 넣었던 크로아티아 공격수 만주키치가 프랑스 문전에서 요리스 골키퍼가 볼 처리를 정확하게 하지 않는 사이 재빨리 공을 빼앗아 만회골을 넣으며 추격 의지를 불사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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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결승전이라고는 보기 힘들 정도로 무려 6골이 터지는 화끈한 경기가 펼쳐졌지만 그러나 결과까지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미 결승 이전에 3번의 연장전을 치른 크로아티아는 체력에서 극도로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프랑스와의 후반 막판 싸움을 버텨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세번의 연장전을 치러내는 무서운 집념으로 자국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올린 크로아티아는 축구라는 스포츠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전세계 팬들에게 선사했다는 또 다른 찬사를 받기도 했다.

독특하게도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두 팀은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준결승전에서 맞대결을 치른 바 있다. 당시 경기에서 프랑스는 승리를 챙겼으며 기세를 몰아 자국 역사상 첫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공교롭게도 프랑스는 크로아티아를 제물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두 번이나 들어 올리는 묘한 인연을 20년 만에 다시 이어가게 됐다.

자국 대표팀을 사상처음으로 월드컵 결승까지 이끈 크로아티아 전력의 핵이자 대표팀 주장인 모드리치는 대회 폐막식에서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 수상자로 선정됐다. 최고의 신인에게 주어지는 '영플레이어상'은 지난 대회 포그바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음바페가 수상해 2회 연속 프랑스 선수의 차지가 됐다.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는 3위 벨기에 대표팀 골키퍼 쿠르투아에게 돌아갔다. 또 프랑스의 디디에 데샹 감독은 월드컵 역사상 통산 세번째로 선수와 감독으로 두 번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대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안게 됐다.

데샹 감독은 지난 1998년 프랑스 대표팀 주장을 맡아 자국에 첫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안긴 주역이었다. 당시 프랑스 축구는 지네딘 지단과 티에리 앙리로 대표되는 스타 플레이어를 앞세워 '뢰블레'라 불리는 대표팀 별칭과 함께 아트사커로 전세계 축구의 흐름을 이끌었다. 이후 20년 동안 피나는 노력 끝에 최근에는 19세 천재 공격수 음바페까지 발굴해 내는 등 미드필더 포그바와 그리즈만은 물론 수비수 바란에 이르기까지 전포지션에서 완벽한 세대교체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뢰블레'가 이번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계기로 또 한 번 축구계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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