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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 찍힌 택배만 늦는 이유…"공짜노동" "수당포함"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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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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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이 배달 나가는 일부 상자에 별, 하트 표시를 찍고 있습니다. 기사들 말은 '최고, 사랑한다' 이런 뜻이 아니고 회사 말을 잘 안 듣는 노조 사람들이 담당인 물건이니까 따로 빼서 다른 사람한테 넘기라는 낙인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이것 때문에 기사들끼리 다툼도 많아서 배달이 또 늦어지고 있습니다.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 기사들이 배달 물건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습니다.

[기사님 것입니까. 아니지 않습니까. 이거 우리 조합원 것인데 왜 기사님이 가지고 계십니까. (배달을 못 하게 할 거예요, 안 할 거예요?) 할 겁니다.]

원래 이 지역은 택배노조 소속 기사가 맡아 왔는데 CJ 대한통운의 직영 기사가 배송에 나서자 다툼이 생긴 겁니다.

지난 6월 말부터 CJ 측은 노조 소속 기사가 담당한 지역에는 배송 물품을 따로 빼내서 자사 직영 기사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배송 전에 물품을 배달 지역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노조가 작업을 거부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따로 빼내는 물품 상자에는 별이나 하트 표시를 해뒀습니다.

배송 지연이 일어나고 있는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입니다. 20개 정도의 택배 물건이 배송돼 있는데 절반 정도에 이렇게 검은 별 표시가 찍혀 있습니다.

따로 빼내는 과정과 빈번한 실랑이 때문에 경남과 울산, 경기 일부 지역에서 배송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경남 창원시 주민 : 택배가 쇼핑몰에서는 보냈다는데 안 와가지고. (쇼핑몰에서) 다시 보냈다고, 오늘 오는 거는 다시 돌려 보내라고 그러네요. 두 개가 왔다고.]

택배노조 기사들의 삶은 더 팍팍해졌습니다. 많게는 하루 2백 개까지 물건을 날랐는데 요새는 하루 서너 개가 고작이기 때문입니다. 기껏해야 하루 2, 3천 원 버는 셈입니다.

[김경민/택배연대노조 소속 기사 : 당연히 집에 가면 와이프도 '힘들다, 생계 이거 이번 달 돈이 얼마 나가는데 너 이거 어떡할 거냐'…. 단돈 700원도 안 되는, 그정도 인생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거예요, 정말.]

택배노조는 택배 물량이 크게 늘어서 물품 분류 작업까지 하면 하루 14시간 넘게 일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분류 작업 수당을 따로 주든지 대체 인력을 고용해야 한다면서 노조 죽이기 책동인 물건 빼돌리기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CJ대한통운과 택배대리점 측은 분류 작업은 택배 서비스 도입 때부터 기사들 업무였다고 반박합니다.

건당 800원 정도인 배송료에 이미 분류 작업 수당이 포함돼 있어 더 줄 수 없다는 겁니다.

개인 사업자인 택배 기사들은 특수고용노동직으로 분류돼 주 52시간 노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저녁 있는 삶이 안 된다면 정당한 보수라도 달라는 게 택배기사들의 요구지만 정책 대안 없이 갈등만 깊어져 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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