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인데" 보증금 떼이는 세입자들…'갭투자' 그림자

<앵커>

아파트 세입자들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1년 새 10배나 크게 늘었습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 투자 열풍의 후유증 때문인데요, 이런 피해 미리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이 강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기자>

인천 청라에 사는 세입자 서 모 씨 부부는 최근 낭패를 겪었습니다. 계약 만기를 며칠 앞두고 집주인이 전세금 1억 4천만 원을 돌려주지 못하겠다고 통보한 겁니다.

집주인은 은행 대출과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 투자자'였습니다.

[서 모씨/전세보증금 사고 피해자 : 자기(집주인)가 이 지역이 오른다고 해서 부동산 말을 믿고 투자를 한 건데 이게 오르기는 커녕 더 떨어지니 참 참담하다…(고 하더라고요.)]

[서 씨 부인 : (그 돈이)저희 전 재산이죠, 너무 힘들었죠.]

이런 보증금 사고는 올 상반기 접수된 것만 142건으로 지난해보다 10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수년 동안 갭 투자가 성행했던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 단지에선 전세보증금을 둘러싼 소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노원구 공인중개사 : 갭 투자 했던 사람들이 만기가 된 사람들은 자기 돈 빌려서라도 내줘야 하는 상황이에요. 몇 달씩 지금 서로 싸우고 있는 거예요, 법정으로도 가고….]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65.4%로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아졌고 19주 연속 전셋값이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갭 투자로 집을 산 주인들이 새로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데다 대출받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흥연/주택도시보증공사 팀장 : 집주인들은 기존의 전세금이랑 신규 전세금의 차액을 보전하기 위해서 추가대출을 일으키는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는데 가계대출이 점점 어려워지다 보니까…(사고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측은 세입자 피해를 막기 위해 최근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 없도록 바뀐 '전세금 반환보증'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합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영상편집 : 이승열,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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