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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무역전쟁에 유가상승까지…세계경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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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성장률 전망 하향 러시 / 국제금융기구·IB 등 잇따라 낮춰

세계일보

글로벌 무역전쟁,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세계 주요국(지역)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5일 국제기구와 각국 중앙은행 등에 따르면 국제 금융기구나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 악재가 줄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최신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무역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긴장 고조가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올해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지난 5월 초 2.3%에서 2.1%로 0.2%포인트 낮췄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통화 정책 회의에서 무역갈등 고조를 포함해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을 들어 올해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1%로 내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독일의 올해 성장률을 2.2%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신흥국 경제를 대표하는 브라질 역시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 대란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신뢰 하락 등을 이유로 지난달 28일 올해 성장률을 2.6%에서 1.6%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세계일보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이어 상대국의 보복 관세 등을 감안할 경우 세계 무역량이 약 2조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와 UBS는 올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4.1%, 4.0%로 기존 전망치 대비 0.1%포인트 내렸다. 이처럼 우울한 전망은 글로벌 무역 전쟁에 따른 세계 교역량 감소와 함께 미국의 달러 강세 기조, 유가 상승으로 신흥국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 근거한다. 지난 4월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의 여파로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신흥국에서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개 주요 투자은행·자산운용사 중 12곳은 올 하반기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무역전쟁 탓에 신흥국 주식·통화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 제재를 만지작거리면서 지난해 하반기 배럴당 60달러에 머물렀던 브렌트유가 지난 5월 80달러를 넘는 등 유가가 급등하는 것도 신흥국 경제에는 악재다. 신흥시장 투자 전문가 마크 모비우스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무역분쟁 격화, 달러 가치 상승, 연준과 ECB의 통화 정책 정상화가 신흥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면서 조만간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하기도 했다.

문제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하고 있는 미국발 무역전쟁을 해결할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미 연준도 의회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서 글로벌 무역 갈등이 금융시장의 잠재적 리스크(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14일 지적했다. CNBC방송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고 연준이 밝힌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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