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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무역전쟁·장단기 금리차 축소…美 은행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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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대규모 감세와 경기호조에도 미국 대규모 은행들은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와 무역전쟁에 따른 수요 감소로 은행 실적이 둔화될 것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 2분기 은행 실적 발표와 이에 따른 시장 반응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은행인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웰스파고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 전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JP모건체이스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반면 씨티그룹과 웰스파고는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JP모건체이스가 발표한 올 2분기 순이익은 83억달러로, 주당순이익(EPS)은 2.2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2.22달러를 상회했다. 또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284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275억6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씨티그룹은 매출액이 시장 기대에 소폭 못 미쳤다. 씨티그룹의 올 2분기 순이익은 44억9000만달러로, EPS가 1.63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1.56달러를 상회했다. 반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2% 증가에 그친 184억7000만달러를 보였다. 이는 예상치인 185억1000만달러보다 낮았다. 채권투자 매출이 6% 줄어든 점이 매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웰스파고는 올 2분기 순이익을 51억9000만달러로 발표했다. EPS는 0.98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8달러보다 하락했고, 시장 예상치 1.12달러에도 못 미쳤다. 웰스파고의 2분기 매출액은 21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2억달러보다 떨어지고, 예상치인 216억8000만달러보다도 낮았다.

웰스파고는 보상금과 과태료, 벌금 등 일회성 비용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웰스파고는 지난 4월 모기지 부당 수수료 징수와 자동차보험 강매 혐의로 10억달러의 벌금을, 그리고 유령계좌 스캔들로 인해 1억42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실적은 등락을 보였지만 이날 이들 종목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JP모건 주가는 전일보다 0.46% 하락했고, 씨티그룹과 웰스파고 주가도 각각 2.2%, 1.2% 내렸다. 또 실적 발표가 예정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골드만삭스도 각각 0.76%, 0.36%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지금까지 은행에 호재로 작용했던 세제 개편과 연준의 금리인상은 모두 반영됐고, 하반기 경기불안에 따른 비관론이 증가한 탓으로 해석했다.

특히 장단기 국채수익률 격차가 줄어드는 점이 우려됐다. 장단기 국채수익률 격차가 축소되는 것은 경기 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은행은 타격이 더욱 심하다.

은행들은 통상 단기예금을 받고, 장기대출을 늘려 돈을 벌기 때문이다. 점점 좁혀지던 장단기(10년물-2년물) 국채수익률 격차가 이날 25.5bp로 11년 만에 가장 축소된 수준을 기록했다.

아울러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기업과 개인 모두 위험회피적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은행에 있어 수익을 가져다주는 대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J J 킨나한 TD아메리트레이드 수석 시장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관세분쟁은 불확실성을 높여주고 있다"며 "사람들은 불확실한 시기에 대출을 꺼린다"고 말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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