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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열돔’ 갇힌 북반구 … 앞으로 최대 한 달, 전국이 찜통 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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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은 한밤에도 42도 넘어

중앙일보

15일 오후 경기도 관악산 계곡에서 피서객들이 떨어지는 폭포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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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15일에도 30도를 크게 웃도는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15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3.2도까지 올라 전날 최고기온(31.9도)을 넘어섰고, 경북 포항 37.1도, 대구 36.3도로 올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현재 영남권을 중심으로 호남과 충청, 경기 남부와 강원 일부 지역에 폭염 경보가, 서울을 포함한 나머지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폭염 경보는 한낮 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폭염주의보는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발효된다.

기상청은 한낮 기온이 33도 이상 지속하는 불볕더위가 앞으로 최소 열흘에서 최대 한 달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기온 분포를 유지하다가 21일부터는 기온이 다소 오르면서 더 더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열흘 동안은 더위를 식혀줄 비 예보도 없기 때문에 폭염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베트 고기압이 동북아 폭염 불러와
중앙일보

일본 홍수 피해 복구 작업에 참여한 자원봉사자가 폭염을 견디기 위해 냉수팩을 이마에 대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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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에 장마가 예상보다 일찍 끝나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장 큰 이유는 티베트 고기압이라 불리는 대륙 열적 고기압 때문이다.

티베트 고원에서 데워진 공기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 더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에 힘을 보탰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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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역시 기록적인 폭우에 이어 폭염까지 덮치면서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낮 최고기온은 기후(岐阜) 현 다지미(多治見) 시가 38.7도, 교토(京都)부 교토시 38.5도, 미에(三重) 현 마쓰사카(松板)시 38.2도를 기록했고, 수도 도쿄(東京) 역시 35도를 넘었다.

윤 통보관은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본 남부와 대만, 중국 동부를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해당 지역이 폭염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만은 한밤중에도 43도
중앙일보

캐나다 몬트리올의 공원에서 한 남성이 더위를 피해 나무 밑에서 쉬고 있다. [Graham Hughes/The Canadian Press via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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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록적인 고온 현상은 동북아시아뿐 아니라 북반구 전체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알제리 사하라 사막의 우아르글라(Ouargla) 지역은 지난 5일 51.3도를 기록하면서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그런가 하면 오만의 꾸리야트(Quriyat) 지역은 한밤중에도 42.6도까지 기온이 유지되면서 역대 최고의 열대야를 기록했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LA) 역시 지난 7일에 밤 최저기온이 26.1도를 기록하면서 7월 최저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북반구의 기록적인 더위는 ‘열돔’(heat dome) 현상이 유라시아 지역에 걸쳐 넓게 나타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열돔’은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마치 솥뚜껑을 씌워 놓은 듯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놓는 현상을 말한다.

여기에 지구촌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빈발하는 데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도 있다고 기상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윤 통보관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속해서 지구의 기온이 오르는 추세 속에서 여름철마다 이상기온 현상을 증폭시키는 효과까지 발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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