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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실 부드러운 남자" 격식 깨고 소통 나선 이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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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사 재임 8년 만에 처음으로 '직원과의 토크 콘서트'

'어려운 상사' 이미지 대신 '소탈한 선배공무원' 접근 노력

뉴스1

13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직원과의 토크콘서트'를 가진 이시종 충북지사가 질문을 받고 활짝 웃고 있다. 이 지사 뒷편에 직원들이 직접 궁금한 점을 적어놓은 노란 포스트잇이 눈길을 끈다.(충북도 제공) 2018.7.13/뉴스1©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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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스1) 송근섭 기자 = “(도청)직원들이 저를 굉장히 어려워 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사실 굉장히 부드러운 남자입니다.”

공무원들에게 깐깐하고 어려운 상사로 여겨져 왔던 이시종 충북지사가 격식을 깨고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이 지사는 13일 오후 도청 대회의실에서 충북공무원노동조합 간부 등을 비롯한 직원들과 마주 앉았다.

통상적으로 집행부 수장과 노조가 마주쳤을 때 느껴지는 팽팽한 긴장감은 없었다.

대신 웃음소리와 박수가 끊이지 않고 터져 나왔다.

이날 행사는 공무원노조가 이 지사를 초청해 마련한 직원들과의 ‘토크 콘서트’ 자리였다.

2010년 민선 5기 때부터 도청을 이끌어 온 이 지사가 노조나 직원들의 요구에 응답해 이런 자리를 가진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평소 과묵하고 진중한 인상이었던 이 지사는 이날 예상과 달리 편안한 모습으로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주고받았다.

직원들은 업무보고 자리가 아니면 마주 앉기도 어려웠던 이 지사에게 평소 궁금했던 소소한 궁금증부터 애로사항에 대한 대책 등을 터놓고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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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충북지사가 13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직원과의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충북도 제공) 2018.7.13/뉴스1©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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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냉철하고 진지한 모습만 봐 왔는데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느냐는 질문에 이 지사는 “최근에 손주를 봤는데 휴대전화에 사진만 보면 행복이 저절로 느껴진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일을 열심히 신경쓰다 보니 직원들이 저를 어려워 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사실 부드러운 남자다. 앞으로 더욱 부드럽게 버들가지처럼 되겠다”고 덧붙여 직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일주일에 세 차례 진행되는 간부회의 준비로 직원들의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에 “직원들에게 부담 주지 않고 직접 국장들이 (회의 자료를)작성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한 직원은 이 지사에게 “올해는 여름휴가를 다 쓰실 계획이냐”는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이 지사는 휴가기간에도 도청에 출근해 틈틈이 업무를 챙기는 ‘워커홀릭’으로 유명하다.

이 같은 질문에 이 지사는 “매년 조금씩은 휴가를 갔는데 올해는 아주 다 쓸 생각이다. 고생하신 직원들도 눈치 보지 마시고 휴가를 다 쓰시라”고 당부했다.

도청 주차장 부족과 직장어린이집 미설치 등 직원들의 고충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대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도 공직자로서의 마음가짐과 삶의 방향성 등 진지한 주제에 대해서도 선배 공무원으로서 견해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약 1시간에 걸쳐 첫 토크 콘서트를 마무리 한 이 지사는 “앞으로 자주 (이런 자리를)하자”며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도청 한 직원은 “8년째 지사님을 봐 왔지만 이런 자리는 처음”이라며 “직원들의 소통 요구에 흔쾌히 응답해 주셨다는 점에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자주 이런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ongks85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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