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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정상회의 격동 끝 폐막…트럼프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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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들, 예정 없던 비공개 회의서 방위비 증액 논의

트럼프, 나토 탈퇴·GDP 4% 국방비 등으로 이틀 연속 압박

"방위비 증액, 회원국들 약속 받아냈다…나의 승리" 자축

'11월 중간선거 겨냥 홍보에 나토 활용'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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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가 격동 끝에 폐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만 웃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못이긴 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방위비를 늘리겠다고 서약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의를 마치고 난 뒤 “나는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29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본부에서 개최된 이틀 간의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회원국 정상들은 첫 날에 이어 “오는 2024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하겠다”는 기존 합의를 재확인했다. 아울러 러시아 군사 위협 등에 대항하기 위해 나토의 억지력 및 국방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의 첫 날 방위비를 현재의 2배 수준인 GDP의 4%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데 이어, 둘째 날에도 내년 1월까지 방위비 지출을 GDP의 2%로 늘려야 한다며 회원국들을 압박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탈퇴 카드까지 꺼내들며 동맹국들을 위협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예정에 없던 방위비 관련 비상회의가 열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 도중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정상에게 퇴장을 요청한 뒤 나토 회원국 정상들만 참석하는 비공개회의를 진행했다. 그는 회의에서 국방비 증액을 강력히 요청했으며, 회원국들은 추가 노력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폐막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의회 승인 없이 내가 나토 탈퇴를 결정할 수 있지만 이제 더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며 “이제 우리는 매우 행복하고 나토는 이틀 전보다 훨씬 더 강력해졌다. 미국은 공정하게 대우받지 못했지만 이젠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토를 믿는다. 나토에 대한 미국의 헌신은 매우 강하게 남아 있을 것이며, 오히려 2년 전보다 지금이 훨씬 더 강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는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유세 시절부터 나토의 방위비 분담금을 걸고 넘어졌던 것을 상기하면 급격한 태도 변화다. 이 때문에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여론을 겨냥한 홍보에 다른 나라들을 이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나토 회원국들이 2024년 GDP의 2% 방위비 지출이라는 본래 목표를 구체적으로 더 진전시키기로 했다는 내용이 문서화되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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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를 연상케 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동맹국들은 내가 긴 연설로 위기 국면을 조성한 후에야 국방비를 급속도로 늘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분담금은 로켓선처럼 올라갔고 더 올라갈 것이다. 회의실에 있던 모두가 더 빨리 더 많은 돈을 내겠다고 동의했다”고 자평했다. 트위터에서도 “오늘 나토에서 엄청난 진전을 만들어냈다. 나의 대선 이후 회원국들은 (방위비로) 수십억달러씩 추가로 내게 됐다. 아주 진취적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원국들이 330억달러(약 37조원) 규모의 국방비를 추가로 증액하기로 했다. 잠시 뒤에 나토 사무총장이 그렇게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도 트위터에 같은 내용을 게재하며 거들었다. 하지만 회원국들은 기존 국방비 지출 증액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방비를 올리겠다는 정상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과 일방적인 주장이 계속되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못마땅한 모습을 내비쳤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회원국들의 공동 선언은 과거 했던 합의(방위비 2% 지출)에서 발전한 부분이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정상들의 협상 또는 합의 내용보다 코멘트나 트위터가 더 중요한 경우도 있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밝힌 것과는 달리 회의가 신중하고 상호 존경하는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