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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형 선고받은 독일 네오나치, 끝나지 않는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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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2007년까지 터키계 이민자 등 10명을 연쇄 살해해 독일 사회를 뒤흔들었던 네오 나치 테러단체의 마지막 조직원이 11일(현지시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첫 희생자가 나온 지 18년 만에 핵심 인물에 법정 최고형이 선고됐지만, 이로써 사건이 끝났다고 보는 이는 많지 않다. 인종차별 범죄가 7년 동안이나 이어질 수 있었던 데는 독일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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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뮌헨고등법원은 이날 남성 2명과 함께 테러단체 국가사회주의지하당(NSU)를 조직하고 10건의 살인에 가담한 베아체 췌페(43)에 종신형을 선고했다. 쾰른의 이민자 밀집 지역에 2차례 폭발물을 설치하고 15차례 은행 강도를 저지른 혐의도 추가됐다. 2013년 재판이 개시된 지 5년 만의 판결이다.

NSU는 2000년부터 2007년까지 터키계 이민자 8명, 그리스인 1명, 경찰 1명 등 총 10명을 연쇄 살해했다. 그러나 범행의 실체는 2011년이 돼서야 뒤늦게 드러났다. 또 다른 NSU 조직원 우베 뵌하르트와 우베 문들로스가 튀링겐주에서 은행 강도에 실패한 후 캠핑카에 불을 질러 자살한 것이 계기다. 췌페는 동료들의 사망 직후 자신의 아파트를 불태웠고, 며칠 뒤 경찰에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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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자 비판은 독일 정부로 쏠렸다. 당국의 “제도적인 인종차별”로 인해 책임자 처벌이 늦어졌다는 비판이다. 경찰은 수사 초기 터키 마약상과 마피아의 소행이라고 단정짓고 희생자의 가족을 심문했다. 2012년 독일 정보기관인 연방헌법수호청(BfV)이 사건 관련 내부 문서를 파쇄한 정황도 확인됐다. 당시 청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국회가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파장이 컸다.

법원은 이날 NSU의 무기 공급책이자 극우정당 국가민주당(NPD)의 전 대변인 랄프 볼레벤(43)을 비롯, 공범 4명에게도 최장 10년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NSU에 조력한 인물이 더 있다는 의심은 가시지 않는다. 최초 희생자의 유가족 압둘케림 심섹은 “아직 공범들이 더 있다고 100% 확신한다”며 극우 단체 간 광범위한 네트워크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판결 직후 베를린 등 독일 전역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모여 “NSU는 트리오가 아니다”는 구호를 외쳤다. 터키 외무부는 법원의 판결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독일 정보 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도이체벨레는 사설에서 “NSU가 살인을 저지르고도 6년 넘게 독일을 활보할 수 있었던 것은 피해자들이 모두 이민자였기 때문”이라며 “이번 사건은 독일의 국가 실패”라고 비판했다. NSU의 범행은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의회에 입성하기 전 발생했다. 최근 독일 내 반이민·반난민 정서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인종차별 범죄를 둘러싼 논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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