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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부, 올해 '3.0%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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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9%로 내린 가운데 기획재정부도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대 후반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3일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우리 경제 내부적으로도 제조업 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약해지고 있다”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보고서에 어려워진 경제환경에 대한 정부의 엄중한 인식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기재부 관계자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고수할 경우 경기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에 발표한 올해 취업자수 증가 목표치인 32만명을 10만명대 후반으로 수정하는 것을 이미 공식화한 상태다. 경기 후행 지표인 고용 관련 목표치를 현실에 맞게 대폭 조정하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다는 게 기재부 내부의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취업자수 증가폭은 10만6000명에 그쳐 5개월째 증가폭이 10만명 안팎에 머무는 고용한파가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취업자수 증가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지인 14만2000명에 불과했다. 자동차 조선 등의 구조조정 장기화와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제조업 고용 부진, 최저임금 인상에 민감한 서비스업 고용 부진 등이 겹치면서 고용대란이 발생했다. 한국은행은 이런 상황을 반영해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을 기존 26만명에서 18명으로 크게 낮췄다.

기재부는 이달 중 내놓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고용 등 주요 지표 목표치를 하향 조정해 어려운 경제현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혁신성장 정책과 확장적 거시·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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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 12일 경제현안간담회에서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2일 경제현안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경기 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결정 등 노동시장 현안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일자리 창출 주축인 기업도 위축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통상 갈등이 글로벌시장으로 확산되면 경기둔화, 세계 교역 위축까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김 부총리는 “이런 요인들이 대외 의존도와 중국·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김 부총리가 ‘하방 리스크’를 언급한 것은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하향 조정한 것도 기재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과 경제연구기관들이 모두 올해 ‘3% 성장’이 어렵다고 못박은 상태에서 기재부만 홀로 3% 성장을 외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국책연구기관인 KDI도 지난 5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유지한 가운데 하반기 2.8%, 내년 2.7%의 성장 경로를 전망하면서 “성장 저하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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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고용 외에도 소비, 투자, 수출 등 핵심 경제 지표들이 줄줄이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5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1%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3.2% 감소해 3개월 연속 줄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흔들리고 있다. 17개월간 증가세를 이어가던 수출은 지난 4월 1년 전보다 1.5% 감소했다. 5월에 반등했지만 6월에 또다시 소폭 줄었다. 미국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등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 양상을 띠면서 대외 통상환경이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한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정부가 시장 컨센서스에 비해 높은 성장률 전망치를 고집할 경우, 경기활성화에 필요한 조치를 속도감있게 추진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세종=정원석 기자(lllp@chosunbiz.com);세종=전슬기 기자(sg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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