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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용산이 뜬다"…서울시·기업·자산가, 뭉칫돈 들고 총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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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용산역 지하화해 MICE 조성"

유엔사 부지 등 대규모 사업 줄줄이 대기

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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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서울 용산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최고 40층에 달하는 주상복합 래미안과 푸르지오가 약 100m 거리를 두고 조성돼 있다. 다시 길을 건너면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조선백자 달항아리에서 착안된 아모레퍼시픽그룹 신사옥을 만날 수 있다. 이 건물은 독특한 외관에 누구나 한번쯤은 고개를 돌려보게 한다. 용산은 이미 과거 낙후된 이미지를 벗고 고급스러운 부촌으로 변신 중이다.

서울 용산구에 대기업과 자산가들이 조 단위 현금 뭉치를 들고 몰려들고 있다. 최고급 주택에 임차인을 자처하고 몰린 금액만 7조원에 달한다. 조만간 비슷한 성격의 고급주택이 또 다시 자산가 선택을 기다린다. 여기에 한강조망이 가능해 강북권 수주 1순위로 꼽히는 한남뉴타운도 대형건설사가 군침을 흘리고 있다.

◇7조원 몰린 나인원한남…'유엔사 부지' 개발에 쏠린 눈

13일 디에스한남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에 들어서는 최고급주택 '나인원한남(341가구)' 임대 청약은 평균 5.5대1에 달하는 경쟁률로 마감됐다.

나인원한남 보증금은 33억∼48억원으로 책정됐다. 1886명이 청약한 것을 비춰보면 유동자금 약 7조원이 몰린 셈이다. 이 단지는 4년 후 분양전환이 가능하고 임차인에게 우선 권리를 제공한다. 청약자들은 사실상 분양을 고려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앞으로 관심은 일레븐건설이 조성하는 유엔사 부지 개발 사업에 쏠린다. 일레븐건설은 지난해 부지 입찰에 참여해 1조552억원의 최고가를 써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이곳 역시 나인원한남과 함께 자산가들이 주목하는 곳으로 꼽힌다. 최고급 주거지역으로 개발될 예정으로 최고의 분양가가 예상되는 곳이다. 다만 HUG(주택도시보증공사)는 최고분양가를 허락하지 않고 있어 추후 보증심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달 국토교통부는 '용산공원정비구역 복합시설조성지구(유엔사 용지) 조성계획 변경 및 실시계획 변경 승인'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전체면적 5만1762㎡으로 건폐율 60%·용적률 600%를 적용받는다. 빠르면 연내 사업승인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들 사업 성공에 따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19년을 전후로 내놓을 미군 수송부·캠프킴 부지 가격도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사업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유엔사 부지는 나인원한남보다 입지에선 한수위라는 의견이 다수"라면서도 "정부의 통제로 분양가 수준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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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엔 남산, 남쪽엔 한강…'배산임수' 지형 한남동

용산구 이태원과 한남동은 부촌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한남동은 북쪽엔 남산이 있고 남쪽은 한강이 흐른다. 전통적인 배산임수 지형으로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거주지역이다.

실제 대기업 임원들과 전국 최고가 주택은 용산구에 밀집돼 있다. 서울시가 지난 4월 공개한 개별주택 공시가격을 보면 상위 10곳 중 7곳이 용산구로 조사됐다. 최고가 단독주택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일가의 한남동 자택으로 2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40억원(15.3%) 가량 오른 수준이다. 2위 역시 이건희 회장 일가가 소유한 이태원동 단독주택으로 공기가격은 235억원이다.

공동주택 역시 비슷했다. 국토부가 공개한 '2018년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를 보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비싼 공동주택으로 한남동에 소재한 '한남더힐'(244.8㎡)이 이름을 올렸다. 공시가격은 54억6400만원으로 지난해(51억4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상승했다. 10위도 한남동에 자리잡고 있는 라테라스한남(전용면적 244㎡)으로 공시가격 45억2000만원에 달했다.

◇서울시·대기업도 용산개발에 '눈독'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0일 싱가포르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용산개발마스터플랜 일부를 공개했다. 그는 용산~서울역 철도구간을 지하화하고 MICE(회의·관광·전시·이벤트)·쇼핑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강조했다. 천편일률적인 서울 도시미관에 변화를 주기 위해 서울시도 싱가포르처럼 개성 있는 건물을 지으면 인센티브를 줄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이성호 천지공인(한남동 소재) 대표는 "고급주택과 한남뉴타운 개발이 마무리되면 부의 중심축이 강남에서 용산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형사들은 한남뉴타운을 주목하고 있다. 한남뉴타운은 5개 구역 중 1구역(해제)을 제외하고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추후 1만2000가구에 달하는 새로운 거주지가 형성된다. 이중 사업속도가 빠른 3구역은 한강을 남쪽으로 조망할 수 있다. 추후 5800가구로 재개발된다는 점도 건설사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지역 랜드마크 단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다.

건설사들도 미래 주택사업 확보를 위해서도 한남뉴타운은 최우선 순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근 정부의 초과이익환수제와 안전진단 강화 등으로 전반적인 재건축 속도가 늦어진다는 관측이 배경에 있다. 일부 건설사는 한남뉴타운을 다녀가며 눈도장 찍기를 시작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강남에 압구정이 있다면 강북은 한남뉴타운으로 정의할 수 있다"며 "사업이 가장 빠른 3구역을 수주한다면 추후 뉴타운 내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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