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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볼모' 팬퍼시픽항공 배짱영업 도 넘어…공항당국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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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이용료 수억원 연체…연착·지연 운항에 승객불만↑

국내 여행사에 운항중단 빌미 20억 자금지원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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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퍼시픽 항공기©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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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해외 저가항공사(LCC)가 12억원의 공항이용료를 연체하고 운항중단을 미끼로 국내여행사에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등 배짱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 탓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승객과 공항에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항공업계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인천과 세부를 오가는 필리핀의 저가 항공사인 '팬퍼시픽항공'(Pan Pacific Airlines)은 최근 자금부족을 빌미로 항공권을 판 하나투어 등 국내 여행사들에게 12일 자정부터 운항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은 팬퍼시픽의 자금난이 발단이 됐다. 대표 노선 중 하나인 보라카이 노선이 필리핀 정부의 보라카이섬 폐쇄 조치로 중단되면서 팬퍼시픽항공은 자금 부족에 시달려왔다.

특히 팬퍼시픽항공은 이 같은 자금난 해결을 위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게 각각 10억원의 선급금이 지원되면 운항중단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팬퍼시픽항공의 항공권을 산 승객들의 피해를 감안한 두 여행사는 결국 팬퍼시픽항공에게 11일 오후 자금지원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같은 팬퍼시픽항공의 배짱영업은 인천공항 이용에도 나타났다. 최근까지 자금난을 이유로 공항이용료를 최대 12억원까지 연체한 것. 현재 공항과 항공당국에 분할납부계획을 내놓으며 연체액을 8억원까지 줄여놓은 상태지만 이번 '운항중단 통보' 사태로 나머지 이용료의 회수가 불안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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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DB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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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피해 볼모 국내여행사에 20억 선지급금 요구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국내 승객에 대한 팬퍼시픽항공의 서비스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실제 지난 6일 밤엔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 도착 예정이던 팬퍼시픽항공 8Y600 항공편이 정비불량으로 출발이 지연됐다. 이 항공편은 꼬박 하루가 지난 7일 오후 11께 한국으로 출발했고, 승객들은 새벽 내내 공항서 대기하다 새벽 5시께 항공사에서 마련한 호텔을 안내받을 수 있었다.

8Y600편이 하루 지나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이 항공편을 이용해 7일 오전 6시15분 세부로 향하려던 탑승객들도 다음날인 8일 새벽 4시께 세부로 향할 수 있었다. 잇단 지연 운항 사태에 피해를 입는 승객들은 항공사에 보상을 요구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여행 관련 SNS상에는 팬퍼시픽항공의 귀책으로 인한 연착, 지연 등으로 피해를 입은 이용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팬퍼시픽항공의 기체결함 문제로 공항에 발이 묶였던 한 승객은 "항공편이 지연되는데도 항공사가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해외 LCC의 배짱영업과 승객피해가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당장 항공당국으로선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세부-인천 노선에 대한 운항중지 등의 규제는 명시적인 항공법 위반이 아닌 경우엔 필리핀 당국의 권한"이라며 "우리의 경우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할 경우 개선명령 등 경고를 내릴 수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이는 양국간 항공 운항권이 호혜평등의 원칙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이다. 각국은 영공주권주의에 따라 항공협정을 맺을 때 양국 노선의 운항권을 공평하게 설정한 후 각각의 국적항공사에 해당노선의 운항권을 분배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 경우 외교적으로 민감한 항공조약의 특성상 우리 정부가 부실운항이나 이용료 과다연체를 들어 팬퍼시픽항공의 노선운항을 중지할 경우 필리핀을 운항하는 국내 항공사도 동일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반면 열악한 해외항공사의 상황을 운항중지 등의 적극적 규제없이 방치할 경우 결국 피해가 국내승객에게 돌아간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선례를 볼때 국내 LCC항공의 경우 동일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항공당국의 규제가 더 강했을 것"이라며 "열악한 해외항공사가 규제가 약한 점을 악용할 소지가 높은 만큼 필리핀 정부의 협의를 통해서라도 상황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항공당국도 팬퍼시픽항공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일방적인 운항중단 등은 항공법 등의 위반사항인 만큼 상황을 엄중히 판단해 경영개선명령 등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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