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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할머니 ‘고마워’ 한 마디에 복지사로서 큰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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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10년 맞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체험수기ㆍ사진 공모전’ 시상

수기 부문 최우수상 장용석씨

사진 부문 최우수상 임병조씨
한국일보

제10회 노인장기요양보험 체험수기 및 사진 공모전 수상자들이 12일 강원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수기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 장용석씨, 임재룡 건보공단 장기요양상임이사, 사진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 임병조씨. 건강보험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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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네가 나한테 잘 해준 거 알아.”

지난 3월, 서울 은평구 해피데이케어센터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장용석(36)씨는 자신이 돌보던 신모(70대ㆍ여)씨의 말을 듣고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 이날은 7,8개월간 매일 같이 센터를 찾아와 장기요양보험 서비스를 받던 신씨가 집을 떠나 인근 요양원으로 입소하던 날. 장씨는 “중증 치매를 앓고 있어 10분 전에 한 말도 기억 못하는 신씨가 센터 직원들의 노력을 마음에 새긴 것 같았다”고 했다.

장씨는 12일 강원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제10회 노인장기요양보험 체험수기 및 사진 공모전’ 시상식에서 신씨와의 사연을 적어 수기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장씨는 “사회복지사 일은 전문성이 부족하다거나 하찮은 일이라고 말하지만 오해”라며 “센터의 노력으로 증상이 호전된 이들은 물론 신씨처럼 증상이 악화될 때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돕게 되면 직업인으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장씨는 장기요양보험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간보호센터에서 신씨를 만났다. 처음 본 순간 ‘어려운 사람’이라는 걸 직감했다고 한다. 주간보호센터는 주로 가벼운 치매를 앓는 환자들이 웃음치료, 건강체조, 두뇌건강프로그램 등의 서비스를 받는 곳인데 신씨는 중증치매에 접어들어 폭력성 등 문제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설 대신 집에서 모시고 싶어하는 가족들의 뜻에 따라 신씨를 맡게 됐다.

장씨는 신씨가 문제행동을 보일 경우를 대비해 다른 수급자들과 공간을 분리해 돌봤다. 가수 이미자씨를 유독 좋아하던 신씨는 한때 노래 ‘동백아가씨’를 외워 부를 만큼 상태가 호전되기도 했다. 그러나 밤이면 집을 나와 길거리를 배회하는 등 위험행동이 잦아지는 신씨를 보며 24시간 돌봄이 절실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장씨는 “요양시설 입소를 꺼리던 가족들도 끊임없는 설득에 마음의 문을 열었다”며 “앞으로도 요양기관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극복하고 싶다”고 했다.

사진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한 임병조(46ㆍ울산 북구)씨도 현직 사회복지사다. 수상작인 ‘꽃보다 예쁜 사람’은 지난 가을 임씨가 일하는 가인실버홈(요양시설)에서 자원봉사자인 고등학생과 함께 태화강 나들이에 나선 치매노인의 모습을 담았다. 임씨는 “자원봉사자와 치매노인을 1대 1로 매칭해 나들이를 떠나는 ‘찰떡궁합’ 프로그램 중 찍은 사진”이라며 “자원봉사자들이 그저 한번만 시설을 찾아오는 게 아니라 노인들과 유대감을 쌓기 위해 지속적인 만남을 주선했더니 한층 친밀해졌다”며 흐뭇해했다.

올해로 시행 10주년을 맞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과 질병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을 지원하는 제도다. 건강보험공단과 한국일보는 노인 당사자의 삶의 질 향상과 돌봄에 대한 가족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 취지를 알리기 위해 10회째 수기ㆍ사진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체험수기 11명, 사진 16명 등 총 27명이 최우수상ㆍ우수상ㆍ장려상 등을 수상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