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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바이오제약 분야 ‘제2 반도체’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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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앰팩 100% 지분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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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앰팩 생산시설. SK는 약8000억 원에 앰팩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SK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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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바이오·제약 분야에 또다시 대형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며 승부수를 던졌다. SK하이닉스 인수로 반도체 사업에서 대박을 터뜨린 SK가 본격적으로 바이오·제약 분야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그룹 지주회사인 SK㈜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바이오·제약위탁개발생산(CDMO)기업 앰팩(AMPAC Fine Chemicals)의 지분을 100% 인수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다음 달 현지 기업결합심사 등을 마치고 인수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SK는 글로벌 CDMO 기업, 사모펀드들과 경쟁을 벌인 끝에 인수에 성공했다.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날 공시한 유상증자 금액 5000억 원에 인수금융 3000억여 원을 더한 8000억 원 안팎으로 바이오 업계에선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1조425억 원에 반도체 소재업체 SK실트론(옛 LG실트론)을 인수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M&A다. 지난해 6월 SK바이오텍이 인수한 아일랜드 공장(1700억 원)까지 포함하면 1년 사이 약 1조 원을 바이오 사업에 쏟아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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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설립된 앰팩은 항암제와 중추신경계, 심혈관 치료제 등에 쓰이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한다. 비상장사라 정확한 실적이 공개되진 않지만 연 15%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본사를 비롯해 텍사스, 버지니아 등 3곳의 공장과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500여 명이다.

SK㈜는 “앰팩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20년에 걸친 파트너십을 맺어 고도의 기술력과 품질관리를 요하는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앰팩의 생산시설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검사관 교육 장소로 활용할 만큼 최고 수준의 생산관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로 SK그룹은 단숨에 원료의약품 생산용량이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나면서 바이오 CDMO 분야 글로벌 1위를 목표로 삼게 됐다. 2005년 처음으로 브리스틀마이어스스퀴브(BMS)사로부터 당뇨의약품 생산을 수주한 지 13년 만이다. 현재 한국의 세종공장과 대전공장에서 각각 16만 L, 지난해 6월 인수한 BMS의 아일랜드 공장 8만1000L 등 총 40만1000L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인수한 앰팩의 3곳 공장 생산용량은 60만 L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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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생산용량 기준 1위 기업은 스위스의 지크프리트로 연간 155만 L를 생산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현재 국내 생산용량 80만 L, 아일랜드 공장도 10만 L로 증설이 계획돼 있다”며 “새로 사들인 앰팩 공장도 증설해 총 160만 L 이상으로 생산용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장벽이 높아지는 미국에 대형 생산거점을 마련한 점도 호재로 꼽힌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서 소비되는 의약품은 자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기조의 규제 강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현지의 대규모 생산 공장 확보로 수출 장벽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는 이번 인수로 지주사인 SK㈜가 신약 및 의약중간체를 연구개발하고 판매하는 SK바이오팜과 국내, 유럽 생산을 맡는 SK바이오텍, 미국 생산을 맡는 앰팩 등 바이오 관련 3사를 모두 100% 자회사로 거느린 사업 구조를 갖추게 됐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최 회장의 장녀 윤정 씨(29)가 입사한 곳이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