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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뼘 우클릭… 당정청, 은산분리 완화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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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한해 추진… 경제지표 악화에 ‘활성화’로 선회

“6월 규제혁신회의 취소도 은산분리 완화 입장차가 결정적

금융위 보고 무산되자 靑서 연기”

동아일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2일 국회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규제개혁 입법에 협조를 부탁했다. 김 부총리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려면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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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그동안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고수해온 은산분리 규정을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완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점검회의가 취소된 것도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여당 일각의 반대를 조율하기 위해 시간을 가지려는 취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경제지표 악화로 다급해진 여권이 ‘경제 활성화’로 급선회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4%로 묶어 대기업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는 은행법상의 규정이다.

이에 따라 현 정부가 규제완화와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 활성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시민단체 등 전통적인 지지 세력을 고려해 친(親)기업 정책 마련에 소극적이었지만 좀처럼 경제지표가 회복되지 않자 ‘이념’ 대신 ‘실리(實利)’를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12일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열릴 예정이던 청와대 규제혁신점검회의가 돌연 취소된 이유는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여당 내 이견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반대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회의에서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한 은산분리 완화를 보고할 예정이었으며 해당 안건은 ‘핵심 토론의제’에 포함될 만큼 비중이 컸다. 회의를 앞두고 가진 당정청 논의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규제 완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기조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은산분리 완화는 은행법 개정 등 입법 과정이 관건인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일부 여당 의원이 대통령 공약 이행, 재벌의 금융기관 사금고화 가능성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며 “핵심 안건 보고가 취소되면서 청와대에서 회의 자체를 연기하기로 전격 결정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가 은산분리 원칙을 허무는 단초가 될 수 있다며 반대한다. 하지만 정부와 청와대는 이 같은 반발에도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연일 강조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 국회 토론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은산분리 완화가 그간 왼쪽으로 치우쳐 있던 경제 정책 방향을 정부가 오른쪽으로 ‘미세조정’하는 대표적인 징후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부가 출범 이후 1년이 넘게 이렇다 할 경제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연일 악화되는 경제지표를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인도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투자와 일자리 확충을 당부하고 경제부처 수장들이 연일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대통령과 경제부총리 등을 중심으로 조금씩 경제 정책의 기조가 바뀌는 게 현장에서도 느껴진다”며 “우선 일자리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상운 sukim@donga.com / 세종=송충현 /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