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46338011 0022018071346338011 02 0208001 5.18.7-RELEASE 2 중앙일보 0

"기념사진 찍을래" 노량진역 열차 위 올랐다가 '펑'

글자크기

최근 부산 지하철서 낚싯대 감전 사고

전차선 감전 10여 년간 50여명 사망

2만5000V 특고압..부정맥,화상 유발

열차 지붕에 무단 오르기..사고 최다

낚싯대ㆍ풍선, 고압선 닿아 감전도

청소나 장비 교체 때 실수로 사고

까치집ㆍ폐비닐도 열차 운행에 '복병'

인공지능으로 까치집 찾는 시스템도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낚싯대 펴다가, 열차 지붕에 올랐다가, 풍선 들고 가다..."펑"


얼마 전 부산에서 한 50대 남성이 2만 5000V가 넘는 특고압 전기에 감전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이 남성은 부산의 한 지하철역에서 새로 구입한 낚싯대를 펴보고 있었는데요. 길게 펴진 낚싯대가 선로 위 5m 지점에 설치된 전차선에 실수로 닿은 겁니다.

이 같은 전차선 감전사고는 최근에는 다소 감소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앞의 사례에서 봤듯이 조금만 방심하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5년부터 10년간 지하철과 KTX 선로 등에 설치된 전차선에 감전돼 숨진 사람만 50명에 달합니다.

중앙일보

전차선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문. [중앙포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심장에 일시적으로 2만 5000V가 넘는 굉장히 강한 전류가 흐르면 부정맥이 생기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하는데요. 고압선에 직접 닿지 않고 가까이 접근만 해도 감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차선 작업을 할 수 있는 자격증 소지자의 경우도 고압선 접근 한계가 90㎝라고 하네요.

전차선 감전사고는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건 물론 단전으로 인해 열차 운행도 상당 시간 지연돼 승객들에게 큰 불편을 주게 됩니다. 가장 큰 원인은 호기심 또는 부주의로 열차 지붕 위에 올라가는 행동입니다. 코레일에서 최근 5년(2013년~2017년)간 발생한 16건의 감전사고 중 56%에 달하는 9건이 이 때문이었습니다.

중앙일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서울 노량진역에서 한 대학생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역에 정차해 있던 화물열차에 무단으로 올랐다가 고압선에 감전돼 사망한 사고입니다. 당시 감전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한 목격자가 "옆 건물에서도 들릴 정도로 ''펑' 소리가 크게 났고 당시에는 타이어가 터지는 소리인 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였는데요. 유사한 사고들이 적지 않습니다.

낚싯대나 풍선이 전차선에 닿아 감전되는 경우도 30%가 넘습니다. 3년 전 경기도 수원의 국철 1호선 승강장에서 60대 남성이 감전되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승강장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면서 낚싯대를 펼쳐보다 열차가 들어오자 순간적으로 낚싯대를 들어 올렸고 이때 전차선을 건드려 감전됐다는 겁니다.

중앙일보

2014년 발생한 노량진역 열차 위 감전사고. [사진 코레일]




알루미늄 풍선도 위험합니다. 전차선 주변에서 줄에 매달고 가다가 자칫 닿기라도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역에서는 '알루미늄 풍선 반입금지'라는 안내문까지 붙일 정도입니다.

중앙일보

풍선으로 인한 전차선 단전과 감전 위험을 알리는 경고문. [중앙포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외부 작업자의 부주의도 간혹 사고를 유발합니다. 청소나 통신시설 교체 등의 작업을 하다가 실수로 고압선을 건드려 사망하거나 화상을 입는 사례가 종종 생기곤 합니다. 때로는 선로 위에 설치된 다리를 지나면서 이물질을 던져 단전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감전사고 못지않게 코레일 등 열차운영 기관에서 신경 쓰는 게 전차선에 지어놓은 까치집과 바람에 날아다니는 폐비닐입니다. 까치가 전차선 주변에 젖은 나뭇가지와 철사 등으로 집을 짓게 되면 전차선과 닿아 합선을 일으키는 탓에 전력공급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중앙일보

전차선로에 지어진 까치집은 단전 사고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중앙포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코레일은 2012년 이후로 최근까지 3만개가 넘는 까치집을 제거했다고 합니다. 또 까치집 등 전차선 주변 위험요인을 국민이 신고하면 상품권을 증정하는 '전기철도 위험요인 신고포상제'까지 운영하고 있는데요. 까치의 산란기인 2월부터 5월까지가 까치집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중앙일보

인공지능으로 찾아낸 까치집 위치. 최근 개발된 시스템이다. [사진 코레일]


최근에는 열차에 설치한 영상장비를 통해 촬영된 화면을 인공지능(AI)이 실시간으로 분석해 위험요인이 있는 까치집을 발견해내는 ‘실시간 까치집 자동검출시스템’까지 개발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작업자가 1일 1회 열차 운전실에 탑승해 전차선 위를 직접 맨눈으로 점검했다고 하네요.

중앙일보

농가에서 방치한 폐비닐도 열차 운행을 방해하는 원인 중 하나다. [중앙포토]


폐비닐도 마찬가지입니다. 폐비닐이 전차선에 걸려 있으면 전력공급에 지장을 초래해 열차가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폐비닐로 인한 단전사고는 논밭 갈이가 시작되는 봄에 많이 생기는데요. 땅속에 묻힌 채 방치되어 있던 폐비닐이 드러나 날려 다니면서 사고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물론 태풍이 찾아오는 여름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전기로 움직이는 전동차는 친환경 대량 교통수단으로 그 역할이 막대합니다. 하지만 전기공급이 중단되는 순간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는데요. 사소한 부주의가 큰 사고와 불편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늘 조심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필요해 보입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 (http://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