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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사설] 도 넘은 남성 혐오, 성 대결보다 성 평등 지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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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급진 여성들의 남성 혐오가 도를 넘고 있다. 천주교의 성체(聖體)를 훼손하는 사진에 이어 성당을 불태우겠다는 게시물까지 올라오는 상황이다. 여성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그제 성체에 빨간 펜으로 예수에 대한 욕설을 쓴 뒤 이를 불태우는 사진이 익명으로 게시됐다. 성체를 훼손하는 행위는 천주교에서 신성 모독에 해당한다. 게시자는 여성 사제를 두지 않고 낙태를 반대하는 등 “천주교가 여성을 억압한다”고 주장했다. 어제는 “임신중절이 합법화될 때까지 매주 일요일에 성당을 하나씩 불태우겠다”는 내용이 워마드에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게시자를 처벌하고, 사이트를 폐쇄시켜야 한다는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모든 천주교 신자에 대한 모독 행위”라며 “신념의 표현이 보편적인 상식과 공동선에 어긋나는 사회악이라면 마땅히 비판받고 법적인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바티칸 교황청에도 보고돼 국제적인 망신을 살 지경이다. 기존 페미니스트들마저 “워마드는 도덕성이 결여된 페미니즘”이라고 손가락질하고 있다. 워마드는 이전부터 수많은 논란에 휩싸였다. 2016년에는 독립운동가 안중근과 윤봉길을 비하하는 게시물을 올렸고, 지난해 교통사고로 사망한 배우 김주혁을 조롱하는 글로 비난을 샀다.

남성 혐오는 일부 극렬 사이트에 국한하지 않는다. 지난 7일 서울 혜화역에서 열린 대규모 여성 시위에서는 “문재인, 재기해” 따위의 극단적 구호까지 등장했다. ‘재기해’라는 말은 2013년 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해 숨진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사건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남성들을 향해 ‘투신해 죽으라’는 혐오와 조롱의 뜻을 담고 있다. 성 평등을 지향한다는 페미니즘 운동이 남성 혐오를 무차별적으로 증폭시켜 성 대결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남녀가 평등하게 살아가는 사회는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다. 경찰은 이런 반사회적인 일탈 행위가 확산하지 않도록 관련자들을 찾아내 엄벌해야 한다. 극렬주의자들은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으로는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혐오는 또 다른 혐오를 부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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