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나토 방위비 증액 재확인에 트럼프 “더 빨리 더 많이 내기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탈퇴’까지 언급하며 위협 후 “상당한 진전 있었다” 평가

마크롱 “2024년까지 증액 원래 목표 이행 확인한 것 뿐”

브뤼셀 선언…사령부 증설 등 러시아에 군사 대응 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 문제와 관련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나토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은 매우 굳건하게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 폐막 후 영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 2% 수준의 국방비를 당초 예정된 2024년보다 “더 빨리, 더 많이 내기로 합의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 의회 동의 없이 나토를 탈퇴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다. 그들(나토 회원국들)은 이전에 보여준 적 없는 진전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간의 정상회의 기간 내내 방위비 인상을 압박했다. 첫날 회의에서는 회원국들이 2014년 합의한 방위비 지출 목표치인 GDP 대비 2%보다 두 배 많은 4%까지 늘려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비 지출을 당장 GDP의 2% 이상으로 늘리지 않으면 나토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며 위협했다는 폴리티코 보도도 나왔다.

나토 정상회의는 전날 채택한 브뤼셀 선언에서 2014년에 합의한 대로 회원국들이 2024년까지 방위비를 GDP 대비 2%로 증액할 것을 이행하기로 재확인했다. 하지만 선언은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24년까지 2%로 증액하자는 목표를 확인했다. 그게 전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방비 지출을 상향 조정하는 새로운 합의가 나오지는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자신이 방위비 분담을 강하게 문제 삼아 선언에 이행 약속을 담은 것을 긍정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다른 회원국들은 원론적 합의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실제 이행 과정에서 이 문제를 두고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관계 개선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브뤼셀 선언에는 지역 최대 안보위협인 러시아의 팽창주의에 대비한 신속한 공동방위병력 배치, 사령부 증설 등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원활한 나토 병력 이동을 위해 독일 울름과 미국 노퍽에 사령부 2개를 추가 설치하고, 테러와 공동의 군사위협에 대한 억지력 강화 차원에서 이른바 ‘30-30-30-30’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나토 전투태세를 높이기 위해 30일 이내 기계화대대 30개, 비행편대 30개, 전함 30척을 배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나토는 또 전날 러시아의 반대에도 마케도니아의 나토 회원 가입을 위한 대화를 개시한 데 이어 이날 이를 환영하는 행사를 열었다. 나토 규정에 따라 러시아와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어 당장 회원국이 될 수 없는 우크라이나의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을 초청해 대테러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러시아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박효재·심윤지 기자 mann616@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