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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수질 개선 vs 용수 공급…낙동강 '수문 개방'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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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대강 가운데 수질 오염 문제가 가장 많이 제기된 곳이 '낙동강'입니다. 환경 단체들은 보를 개방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결정을 미룬 상태입니다. 그 사이, 주민들의 갈등은 여러 이해 관계 속에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하늘에서 내려다 본 낙동강 상류입니다.

보 수문 앞으로 커다란 쓰레기가 섬처럼 쌓여있습니다.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낙단보 인근 수변 공원입니다.

제 앞으로 장마철에 떠내려온 각종 수초와 잡목 그리고 생활용 쓰레기가 한 가득인데요.

어디까지가 땅이고 물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지만 이렇게 한 걸음만 내딛어 보면 바로 강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촘촘하게 쌓여있습니다.

모여든 쓰레기는 약 1000톤에 달합니다.

보 수문을 열지 않다보니 매해 여름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전국 4대강 일부 보가 수문을 개방한 이후 수질과 환경개선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낙동강 보 8곳 중 중상류 보 3곳은 이렇게 여전히 굳게 닫혀있습니다.

낙동강 줄기를 따라 중하류로 내려가 봤습니다.

햇빛에 비친 수면은 갈색빛을 띠고, 가장자리에는 각종 부유물이 떠다닙니다.

물 속에 수질측정기를 넣자 탁도 수치가 갑자기 치솟습니다.

[박재현/인제대 토목도시공학부 교수 : 물이 섞이지가 않으니까 계속해서 산소가 없어지고 그러면 물고기들이 못 살게 되고 하는 것들이 악순환이 되는 거죠.]

어민들은 조업량이 10년 전 보다 80%이상 줄었다고 말합니다.

이틀 전 설치한 통발에서 건져올린 물고기들입니다.

20여 마리 정도가 담겨있는데요.

원래 낙동강에서 주로 잡히던 메기나 잉어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고요.

이런 블루길 같은 외래어종이 대부분입니다.

[성기만/경남 창녕군 어민회장 : 낙동강 물고기는 해마다 줄어듭니다. 이대로 두면 낙동강에는 물고기가 더 늘어날 수가 없습니다. 낙동강이 죽어가는데 어떻게 물고기가 더 많아지겠습니까.]

수질을 고려하면 당장 수문을 열어야 하지만 이를 우려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낙동강 주변에서 논 밭을 일구는 농민들입니다.

낙동강에서 농업용수나 지하수를 끌어 사용하는 수막재배 시설 농가는 경북과 경남에만 600여 곳에 이릅니다.

[경상북도 농업기술원 관계자 : 5년 전에는 여기 농가 수가 5~10개 미만이었는데, 지금 도내에 수막재배하는 딸기 농가가 대구까지 합치면 한 220여 농가 됩니다. 많이 늘어났어요.]

보가 생기면서 끌어 쓸 물이 늘자 최근 5년 사이 급격히 늘어난 것입니다.

경남 합천군 낙동강 하류 지점입니다.

제가 서 있는 이 뚝방 뒤쪽으로 비닐하우스 농가 수백 동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곳 농가들은 사계절 모두 이곳 낙동강에서 농업용수를 공급받습니다.

만일 수문을 열어 물이 빠져나가 부족해지면 당장 작물 재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막재배시설 농민 : 여름은 좀 덜한데 10월부터 이제 문제가 되는 거죠. 보 받아놓은 물이 많으면 지하수도 풍부하지요. (보 개방하면) 그럼 수위가 떨어지잖아요.]

지역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상수도 취수장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강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면 수돗물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해 시설을 다시 짓거나 이전해야 합니다.

[농식품부 관계자 : 물을 끌어 쓰는 사람들이 수위가 낮아지면 새로운 시설을 추가를 해야 되는, 장애가 오는 부분들이 분명히 발생하는데 어떻게 조치를 하면서 보 수위를 낮출 거냐.]

정부는 수질과 생태계 문제 등을 감안해 보를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강 수위조절 문제에 따른 주변환경 피해 여부는 아직 조사가 마무리 되지 않았습니다.

4대강을 살리겠다며 낙동강을 파헤쳐 온 지난 10년 동안 이곳에 들어간 돈만 10조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낙동강을 되살리는데 그 보다 더 많은 돈과 시간이 투입될 수도 있습니다.

낙동강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관계단체와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해 주는 정부의 리더십이 절실해 보입니다.

(인턴기자 : 송하린)

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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