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중국대륙을 통일한 진(秦)나라에선 책사가 열 번 바뀌어도 목적한 바를 잃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연(燕)나라는 한 번 바꾸어도 계책대로 이루지 못했다. 연은 나라가 제대로 다스려지지 않은 탓이다.
G2(주요 2개국)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이 사상 최대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초강대국 간 패권 대결이다. ‘하늘 아래 태양은 하나’라는 자존감의 발로다. 이른바 미국에 의한 세계질서인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에 대항, 중국에 의한 세계질서를 추구하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의 정면충돌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경제의 성장·침체와 더불어 패권국의 성쇠가 반복되는 것이기에 ‘영원한 패권제국’은 없다는 게 고금동서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미 “중화민족이 굴기하고 부강해진 위대한 도약을 맞은 것은 중국 인민의 분투의 결과”라면서 중화민족의 부흥인 ‘중국몽(中國夢)’을 강조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중국인은 현세주의에 집착한다. 남북조 시대 재야 선비인 노포가 “돈은 귀신을 시켜 맷돌을 돌릴 수도 있다.(有錢可使鬼推磨)”고 말한 게 잘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중국인들에 의해 추구되고 있는 팍스 시니카의 당위성이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중국인들은 적어도 1840년 아편전쟁 전까지 자신들이 미국인보다 더 잘살았다고 여긴다.
문제는 중국이 패권국을 꿈꿀수록, 미국은 고삐를 더 강하게 조인다는 점이다. 용호상박(龍虎相搏), 용과 호랑이 싸움 같은 미·중 패권다툼이다. 비슷한 상대와의 맹렬한 싸움을 비유한 용양호박(龍壤虎搏)이다. 문제는 한국 경제의 활로찾기가 절실하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돼선 안 된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長袖善舞 : ‘소매가 길면 춤을 잘 춘다는 내용으로 조건이 유리해야 이긴다’는 뜻.
長 길 장, 袖 소매 수, 善 잘할 선, 舞 춤출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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