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케이뱅크 2차 증자 실패…일단 지배구조 개편 추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1500억원 증자 의결했지만

KT·우리은행·NH투자증권

무의결권 전환주 300억에 그쳐

대출영업 중단 폭은 더 커져

당분간 자본 댈 금융주력자 정하기로



한겨레

케이뱅크가 2차 증자를 통한 자본금 확충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일단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기로 주주 간 합의했다. 경영을 주도하는 케이티(KT)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로 은산분리 규제 때문에 보통주 증자가 더이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당분간 자본확충을 주도할 금융주력자를 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12일 케이뱅크는 “현행법 아래서는 보통주는 실권주 발생이 불가피해서 이번에는 전환주 300억원 증자만 진행하기로 했다”며 “안정적 사업운영을 위해선 일정 규모 이상의 후속증자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 대해 주주사 간 협의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5월 300억원은 의결권이 없는 전환주로, 1200억원은 의결권 있는 보통주로 발행해 모두 1500억원의 자본금을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보통주 증자는 실패한 셈이 됐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예적금 대출을 뺀 대출상품 판매를 열흘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지난 7일 직장인케이마이너스통장 판매를 중단했고 12일부터 직장인케이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멈췄다. 자본금이 부족해 대출 영업 창구를 닫는 일이 거듭되고 있는 셈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일단 현행 주주구성 안에서 안정적으로 증자를 주도할 수 있는 주주를 정해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것으로 주주 간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증자 규모와 방식, 시기 등 구체적인 것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최대한 조속히 후속증자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행 케이뱅크 주주구성 안에서 안정적으로 증자를 주도할 수 있는 금융주력자 지위를 지닌 주주는 우리은행과 디지비(DGB)금융지주 산하의 디지비캐피탈뿐이다.

케이뱅크는 케이티·우리은행·엔에이치(NH)투자증권 3대 주요주주를 포함해 20개 주주사로 구성된 복잡한 지배구조로 출범 초기부터 자본금 확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은행법상 산업자본은 의결권 있는 보통주 지분은 4%까지, 의결권을 포기해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주요 주주 중 케이티는 이미 10% 한도를 채웠고, 엔에이치투자증권도 비금융주력자로 10% 한도를 채워 더이상 보통주를 살 여력이 없다. 우리은행은 13.79%를 보유 중인데, 지주사 전환 추진을 하고 있어서 지분율이 15%를 넘어서면 아예 자회사로 편입해 50% 이상의 지분을 사들여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이게 싫으면 아예 주식을 매각해 지분율을 더 줄일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현재 300억 증자한 것으론 향후 2~3개월, 길어야 9월말까지 여유시간을 번 것이어서 추가 자본금 확충은 불가피하다”며 “우리은행이 3대주요 주주로 들어와 기본적인 책임이 있을 것이고, 디지비금융 쪽도 관심이 큰 것으로 들었지만 주주 간 협의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이뱅크 쪽은 “(은산분리) 규제완화 시 정보기술(ICT) 주주를 중심으로 복수의 핵심주주가 안정적인 증자를 지속할 기반 구축에 나설 것”이라며 은산분리 규제 완화 입법을 요청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오늘의 추천 뉴스]
[▶ 블록체인 미디어 : 코인데스크] [신문구독]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