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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 LG 하현회-권영수 두 부회장, 자리 맞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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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 체제 안착용 '원포인트' 인사

권 부회장, 계열사 현안 조율 역할 맡을 듯

중앙일보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재계 4위 LG가 다음 주 그룹 수뇌부 인사를 단행한다. 지난달 취임한 구광모(40) ㈜LG 회장 체제를 조기 안착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LG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LG가 16일 이사회를 열어 권영수(61) LG유플러스 부회장을 신임 등기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LG는 향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권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하현회(62) ㈜LG 부회장은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하 부회장은 이미 LG유플러스 등기이사를 겸임하고 있어 이사회 외에 별도의 절차가 필요치 않다.

이번 인사는 그룹 지주회사의 2인자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맞바꾸는 ‘원 포인트’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LG는 구광모 회장·권영수 부회장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LG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LG 대표이사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계열사 경영 현안을 조율하면서,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중책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관계자는 “신임 회장 체제를 안정화하는 역할도 맡는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LG그룹의 인사에 대해 “구광모 체제를 안착시키고 미래 사업을 구체화하려는 다목적 포석”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고(故) 구본무 회장이 지난 5월 별세한 뒤 구 회장은 재계 4대 그룹 중 처음으로 4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구 회장이 신사업과 인재 발굴 같은 성장 기반을 닦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권 부회장은 구 회장을 보좌하면서 현안을 챙기는 구도가 된다.

권 부회장은 LG전자 재경부문장, LG필립스LCD 사장, LG디스플레이 사장 등을 거친 현재 그룹 내 최장수(12년) CEO다. 2016년부터는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맡아왔다.

중앙일보

하현회 ㈜LG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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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LG 안팎에선 권 부회장과 하 부회장, 조성진(62) LG전자 부회장, 박진수(66) LG화학 부회장 등 주요 부회장단이 구 회장을 보좌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어왔다. 인화를 강조하는 LG 특유의 기업 문화를 고려할 때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취임한 구 회장은 3주일 만에 그룹의 핵심 경영인 교체에 나섰다.

LG그룹을 둘러싼 사업 환경은 녹록지 않다. LG는 지난해 72개 계열사가 매출 160조원을 올렸다. 하지만 여러 영역에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LG전자 모바일 사업은 1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과 액정표시장치(LCD)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LG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전장(자동차전자부품)·로봇·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 투자를 크게 늘릴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구 회장의 숙부인 구본준(67) ㈜LG 부회장의 독립도 가시화할 전망이다. LG 관계자는 “그룹의 ‘장자 승계’ 전통을 고려하면 구 부회장의 계열 분리는 정해진 수순”이라며 “권 부회장이 이 과정에서 조정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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