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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해체냐 축소냐…'문건 수사'에 달린 기무사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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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개혁 예고… 향방에 관심 / 국방부, 지난해부터 셀프 개혁안 추진 / 계엄령 검토·세월호 불법사찰 등 터져 / 시민단체선 “폐지 수준 개혁해야” 요구 / 여론조사서도 “현행 유지” 11.3% 불과 / 軍안팎선 핵심 기능 부대 이관 등 거론 / 일각 “업무 연속성 단절 軍전력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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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 문건을 수사할 특별수사단 발족으로 기무사 개혁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무사 개혁위원회가 가동 중인 상태에서 계엄령 검토 문건 파문이 겹치면서 기무사를 향한 개혁 요구는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조직 슬림화와 정치적 중립의무 준수 요구는 물론이고 차제에 기무사 조직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손을 보더라도 기무사의 고유 업무는 존속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커지는 기무사 개혁 요구

기무사는 지난해 8월 이석구 사령관 취임 이후 자체 개혁을 추진해 왔다. 인권보호규정을 신설하고 군 간부 신원조사는 장군 진급 등에만 제한적으로 진행하며, 군사기밀 유출 방지와 방첩 대테러 등의 분야에만 전념하기로 하고 내부 조직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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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개혁TF장 회의 참석 장영달 국방부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12일 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방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정치댓글 사건으로 조직이 술렁이는 가운데 이번에는 계엄령 검토 문건 파문이 불거졌다. 조직 축소에 치우친 현재 개혁안보다 더 강도 높은 고강도 개혁을 요구받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1일 tbs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 ‘(기무사를) 존치시키되 기존 정보업무를 방첩이나 대테러로 전면 개혁해야 한다’는 응답이 44.3%로 가장 많았다. ‘(기무사가 ) 존재하는 한 군의 정치 개입이나 민간인 사찰을 막을 수 없으므로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34.7%, ‘현행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11.3%, ‘잘 모름’ 응답이 9.7%로 나타났다.

군인권센터도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해체에 가까운 대대적인 개혁 외엔 다른 대안이 없다”며 △기무사를 법률기구로 만들어 임무와 목적, 범위, 한계 설정 △기무사령관 민간 개방직 전환 △대통령 독대 보고와 수사권 폐지 △정보수집 범위를 방첩·대테러·대전복 업무로 한정 △정보 활용과 제공 통제 △조직 구조조정 △견제장치 마련 등을 담은 기무사 8대 개혁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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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대폭 축소 필요 VS 업무 연속성 고려해야

군 안팎에서는 기무사가 갖고 있는 핵심 기능을 다른 부대로 이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해킹 등 사이버 이슈는 국군사이버사령부가, 군사보안은 국방정보본부, 범죄수사는 국방부 조사본부와 검찰단이 맡아도 임무 수행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 군형법 집행은 주로 국방부 조사본부와 검찰단이 진행하고 있고, 기무사의 수사기법은 국방부 조사본부나 검찰단과 큰 차이가 없어 업무 이관 자체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무사 핵심 기능이 다른 부대로 이관될 경우 기무사는 1950년대 군 방첩대 수준으로 회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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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장 수여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기무사 계엄령 문건 특별수사단장으로 임명된 전익수 공군 대령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무사 핵심 기능 이관이 관련 업무의 연속성을 단절해 군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기무사로부터 기능을 이관받은 각 부대들이 업무를 수행할 수는 있겠지만 기무사가 수십년 동안 축적해온 정보수집 노하우와 인맥, 데이터 등은 사장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의 사례를 통한 비교분석 등의 업무에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정치적 중립 의무를 무시하고 군 정보기관을 불법적으로 활용한 정치권력이 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무사를 지휘감독하는 국방부는 지난 5월부터 장영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위원회(기무사 개혁 TF)를 운영해왔다. 기무사 개혁 TF에서는 정치개입과 민간사찰을 엄격히 금지하는 새로운 국군기무사령부령 입법을 포함한 기무사 규모와 명칭 등에 대한 개혁안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계엄령 검토 문건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수사과정을 지켜보면서 개혁안 발표 일정 등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달로 예정된 기무사 개혁 TF 활동 종료 시한이 연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장 위원장은 이날 기무사 개혁 TF 12차 비공개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잠정 결론에 이르고 있었는데 이런 사태가 발생할 줄 모른 상태로 토의를 했으니, 이 사태가 어떤 성격의 것인지 수사 과정을 지켜보면서 결론을 내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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