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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소규모 동네학원, 중금속 오염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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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학원, 수도권 20곳 검사 / 연면적 1000㎡ 미만 규제 안받아 / 미술학원 납 농도 기준치 68배 / 보습·체육학원도 유해물질 다량 / “아동 관련 정책 사각지대 없어야”

어린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소규모학원에서 중금속·프탈레이트 등 유해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소규모학원은 실내공기질관리법이나 환경보건법 등의 관리 대상이 아니어서 유해물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12일 한국환경보건학회지 최근호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과 평택대, 경희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지난해 6∼8월 수도권 지역 소규모학원(60∼300㎡) 20곳을 대상으로 중금속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폼알데하이드 등 각종 유해물질을 측정했다.

그 결과 12곳에서 납이 초과 검출됐다. 미술학원의 평균 납 농도는 4만500㎎/㎏로, ‘어린이활동공간에 대한 환경안전관리기준’이 정한 기준치(600㎎/㎏)보다 67.5배나 높았다. 보습학원(984㎎/㎏)과 태권도학원 같은 체육학원(744㎎/㎏)도 납 농도가 기준치를 넘겼다. 음악학원은 평균 423㎎/㎏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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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건법에 따르면 어린이 활동공간에서 중금속은 납뿐 아니라 수은, 카드뮴, 6가 크롬 함량의 총 합이 1000㎎/㎏을 넘으면 안 된다. 보습학원(1173.5㎎/㎏), 미술학원(4만4320㎎/㎏), 체육학원(1338㎎/㎏)은 이 수치 또한 기준을 초과했다. 중금속은 신장, 간, 뼈 등에 축적돼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발암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도 20곳 중 6곳에서 기준치(400㎍/㎥) 이상으로 검출됐다. 초과한 6곳 중에는 체육학원과 보습학원이 각각 2곳씩 있었고, 미술학원과 음악학원도 1곳씩 포함됐다.

학원 유형별로는 보습학원(3130㎍/㎥)이 가장 높았고 이어 음악학원(542㎍/㎥), 미술학원(423㎍/㎥), 체육학원(250㎍/㎥)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택시 승강장이 100m 이내일 때 VOCs의 농도가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다.

실내 공간에서 거의 쓸 일이 없는 살충물질도 검출됐다. 미국 산업위생전문가협의회(ACGIH)가 성인 작업공간에 대해 설정한 살충물질 농도(최고노출허용기준·TLV)는 0.1㎎/㎥다. 이번 조사에서 공기는 6개소, 먼지는 2개소에서 허용농도 이상의 살충물질이 검출됐다.

김호현 평택대 교수(ICT환경융합전공)는 “왜 실내에서 살충성분이 검출됐는지는 의문”이라며 “아마 여름철 방역·방제를 하며 외부에서 유입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검출물질 가운데 발암물질 농도를 토대로 실제 인체 위해정도도 평가했다. 보습학원과 음악학원, 체육학원은 위해도가 비교적 낮았지만 미술학원은 위해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실내공기질관리법은 연면적 1000㎡ 이상인 학원만 관리대상으로 둔다. 따라서 웬만한 ‘동네 학원’들은 유해물질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민감계층이나 어린이와 관련된 정책은 사각지대가 없도록 처음부터 면밀하게 신경 써서 접근해야 한다”며 “늘 문제가 되고 난 다음에 단계적으로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접근방식으로는 충분히 민감계층을 보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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