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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등 26개 업종, 온실가스 배출로 연 1700억원 부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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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내년부터 2022년까지(2차 계획기간)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가 17억7713만톤으로 정해졌다. 이번 할당계획안에는 유상 할당이 새롭게 포함됐다. 정부는 국내 기업을 63개 업종으로 나눠 업종별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해주는데, 앞으로는 발전사 등 26개 업종의 경우 할당의 97%는 무상, 3%는 유상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에는 63개 업종 모두 할당량까지는 100% 무상이었다.

유상 할당 업종에 포함된 기업이 사야하는 온실가스 배출권 금액은 연간 1700억원 수준으로 3년 간 5100억원으로 추산된다. 발전사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권 등으로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 전기 요금이 오를 수 있다. 또 병원이나 고등 교육기관 등도 유상 할당 대상에 포함되면서 환자 치료나 연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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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제2차 계획기간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안(이하 할당계획안)'에 대한 공청회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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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제2차 계획기간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안(이하 할당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는 시멘트, 항공, 반도체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배출권거래제(ETS)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업체의 배출허용량을 정한 뒤 배출권을 할당하는 제도다. 기업이 할당량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배출권을 사올 수 있고, 할당량보다 적게 배출하면 배출권을 팔 수 있다. 환경부는 발전사, 철강사 등 연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이 12만5000톤 이상인 업체 또는 2만5000톤인 사업장을 보유한 업체를 대상으로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번에 발표된 할당계획안은 2차 시기인 2018년 1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적용된다. 1차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고, 3차는 2021년부터 5년 단위로 구분돼 있다. 환경부는 1차 계획기간 배출량 17억4071만톤보다 2.1% 많은 17억7713만톤을 2차 계획기간 배출량으로 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맞추기 위해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정·보완한 내용을 반영한 결과”라며 “최근 산업 부문의 성장세 등에 따른 배출량 증가 전망을 고려했다”고 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2차 계획기간에 처음 도입된 유상 할당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환경부는 모든 배출권을 무상 제공했던 1차 계획기간과 달리 발전사 등 26개 업종에 대해 할당량 3%를 유상할당 하기로 했다. 37개 업종은 기존처럼 할당량까지는 무상으로 배출할 수 있다.

유상으로 분류된 26개 업종은 ‘전기업’, ‘도축, 육류 가공 및 저장 처리업’, ‘낙농제품 및 식용빙과류 제조업’, ‘기타 식품 제조업’, ‘알콜음료 제조업’, ‘비알콜음료 및 얼음 제조업’, ‘섬유제품 염색, 정리 및 마무리 가공업’, ‘나무제품 제조업’, ‘콘크리트, 시멘트 및 플라스터 제품 제조업’, ‘금속 주조업’, ‘기타 금속가공제품 제조업’, ‘전기통신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 ‘자료처리, 호스팅, 포털 및 기타 인터넷 정보매개서비스업’, ‘종합 소매업’, ‘숙박시설 운영업’, ‘보험업’, ‘부동산 임대 및 공급업’, ‘사회 및 산업정책 행정’, ‘고등 교육기관’, ‘병원’, ‘유원지 및 기타 오락관련 서비스업’, ‘정기 항공 운송업’, ‘하수, 폐수 및 분뇨 처리업’, ‘폐기물 처리업’, ‘수도사업’ 등이다.

환경부는 유상할당 업종에 포함된 기업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권 구매 비용을 최대 17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상할당에 따른 경매 수입은 중소기업과 유상할당업체 감축 설비 지원 등에 재투자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별도 기금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환경부는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는 유럽연합(EU), 미국 캘리포니아 사례를 참고해 국제무역, 생산비용 등을 배출권 무상 할당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무역집약도가 30% 이상인 업종, 생산비용발생도가 30% 이상인 업종, 무역집약도가 10% 이상인 동시에 생산비용발생도가 5% 이상인 업종 등이다. 이에 철강,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자동차, 조선, 시멘트 등은 여전히 무상 할당 대상이 됐다.

일각에서는 유상 할당 대상에 알콜음료 제조업, 금속 주조업, 나무제품 제조업 등 중소기업 주력 업종이 포함되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정환 환경부 기후경제과장은 “대기업은 무상 할당, 중소기업은 유상 할당을 받은 게 아니라 내수 산업이 주로 유상 할당으로 분류된 것”이라며 “유상 할당 업종 내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비중과 무상 할당 내 기업 비중은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고 했다.

2차 배출권 할당량이 1차 때보다 늘어난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용신 환경정의포럼 운영위원장은 “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를 갈수록 줄이자는 것이 목표인데, 2차 할당량의 가장 큰 문제는 1차 때보다 늘었다는 것”이라며 “거래 시스템도 깜깜이라 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할당계획안은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할당위원회(위원장 기획재정부 장관), 녹색성장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민간위원장 공동)를 거쳐 이달 말 국무회의 심의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조지원 기자(ji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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