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간편함과 속도로 글로벌 핀테크기업 도약…`토스` 들여다 보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핀벤저스의 핀테크뽀개기-1] 때로는 심플함이 대체 불가능한 서비스가 된다. 토스가 그렇다. 토스는 2002년 인터넷뱅킹 도입 이후 15년 가까이 답보 상태였던 전자 송금 서비스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매일경제

서울 강남구 `비바리퍼블리카` 사무실. 입구에 들어서면 유니콘 모양 풍선이 눈을 사로잡는다. 작년 구글 캠퍼스에서 국내 가장 유망한 스타트업으로 선정된 기념으로 준 부상이다. (공기 주입기는 따로 주지 않아서 직원들이 실신직전까지 불어넣은 숨결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고 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토스를 만든 회사는 '비바리퍼블리카', 라틴어에서 딴 이름이다. 프랑스혁명 당시 구호로 '공화국 만세'를 뜻한다. 파괴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자는 포부다.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핀테크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간편함'이라면, 토스는 이를 가장 충실하게 수행한 회사다. 계좌 이체를 30초 이내로 단축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켜고, 보낼 금액과 계좌번호를 누르고, 비밀번호나 지문을 입력하면 끝이다. 계좌번호를 모르더라도 전화번호만 알고 있다면 돈을 보낼 수 있다. 아!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는 당연히 필요없다.

친구가 미리 '우리은행 ×××-×××××으로 5000원만 보내줘'하고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면 송금 시간이 더욱 줄어든다. 메시지를 꾹 누르기만 해보자. 자동으로 계좌와 보낼 정보가 입력돼 10초 안에 송금할 수 있다.

매일경제

때로는 속도만 빨라도 영웅이 될 수 있다. /사진=폭스TV `플래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심플함은 답보 상태인 국내 금융 서비스 시장을 무섭게 삼켰다. 이를 인정받아 비바리퍼블리카는 세계 핀테크 100대 기업 명단에 혁신기업 35위로 이름을 올렸다. 국내 핀테크 업체가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토스가 첫 사례다.

매출도 건실히 만들어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공격적으로 확장한 금융 서비스로 토스의 매출은 급성장하고 있다. 덕분에 2016까지만 해도 35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이 작년 2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 증대는 투자 연계 상품의 덕을 톡톡히 봤다. 특히 지난 7월 출시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연동 계좌 서비스인 '토스 주계좌플러스'는 출시 2개월 만에 계좌 17만개가 개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000원 단위로 가능한 펀드 소액투자 등에도 많은 사용자가 몰렸다. 내년도부턴 손익분기점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토스는 국내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글로벌 시장도 내다본다. 단기적으로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이 목표다. 아직까지 국내 핀테크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적이 없었던 만큼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300명 정원 중 140석 남아"

성장 속도만큼이나 고용 속도도 거침없다. 현재 직원은 160여 명인데 이 중 60여 명이 올해 입사했다. 인사를 담당하는 장해남 이사는 "올해 말까지 총 100명을 채용해 200명 정도 규모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한정으로 구성원을 늘려 나갈 생각은 아니다. 토스가 생각하는 필요 인원은 총 300명 선. 정예 인원 300여 명을 꾸리고 직원 만족도를 높여 비즈니스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다.

매일경제

토스의 팀원 160여명이 앉아있다. 목표 정원은 300명이다. 이제 빈자리는 140석 남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수 정예로 활동하는 모습은 핀란드의 글로벌 스타트업인 슈퍼셀을 닮았다. 클래시오브클랜, 클래시로얄 등으로 유명한 슈퍼셀은 200명으로 회사 정원을 한정해놨다. 이들이 만드는 매출은 3조원이 넘는다. 장 이사는 "숫자로 된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점이나 실패한 프로젝트를 팀원들과 함께 공유하는 '실패 축하파티' 등 슈퍼셀 같은 혁신문화를 많이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법카부터 1억원 무이자 대출까지…복지도 히어로

슈퍼셀과 비바리퍼블리카 토스팀이 닮은 건 직원 수와 근로문화만이 아니다. 정예 부대로 일하는 만큼 복지 수준도 최고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토스 복지의 핵심을 "일할 때 불필요한 것은 모두 걷어내는 게 복지"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토스 사무실내 카페. 일반 카페에 있는 건 다 있지만 없는 건 하나, 계산대 뿐이다. 왜나면? 무료니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근무하다가 커피가 한잔 당길 때, 보통은 탕비실을 찾거나 근처 카페를 가야 한다. 하지만 토스는 전문 바리스타가 사무실 내 상주하고 있다. 언제든 커피를 마실 수 있고, 비용은 당연히 무료다. 30대 직장인이 많은 정보기술(IT) 회사 특성상, 전세 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 고민이 필수다. 이를 위해서 1억원까지 회사에서 무이자로 대출을 해준다. 은행 창구를 찾아다니느라 불필요한 발품을 파는 대신 본인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는 취지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또 다른 히든카드는 바로 개인 법인카드다. 한도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각자에게 지급된다. 점심과 저녁 식사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장 이사는 "직원들에게 회사가 믿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위해 한도는 따로 설정해놓지 않는다"면서 "팀원들끼리 식사를 할 때 누가 내야 하는지 다툴 일이 없으니 편하다"고 말했다.

[핀벤저스 1호기 오찬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