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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4번 퇴짜 맞은 35층 은마아파트, 결국 1대1 재건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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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서울시 심의 네번째 좌절 후 주민들 불만 폭발
1대 1 재건축 추진 협의회 출범…단지 상가 내 사무실도 마련

기존 사업 대비 1억7456만원 비용 절감 자신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상징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 1대1 재건축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추진위원회 설립 14년만인 지난해 35층 정비계획안으로 재건축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한 후에도 여전히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자 다수의 조합원이 별도의 단체를 만들어 집단 행동에 본격 돌입했다. 은마아파트에 1대1 재건축을 위한 조직이 꾸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원 일부는 최근 1대1 재건축 추진을 목표로 '은마아파트소유자 협의회(은소협)'를 출범시켰다.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한 부동산 개발회사 대표인 이재성(54)씨가 대표직을 맡았다. 사무실도 은마상가 내에 마련했다. 이들이 개설한 인터넷 카페엔 약 300명의 회원이 가입했으며 단체 채팅방에도 90여명이 시시각각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이 단체행동을 결심한 결정적 배경은 지난달 14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의 '재심의' 결정 때문이다. 기존 49층 초고층 계획안을 서울시 방침에 맞춰 35층안으로 바꿨음에도 4회 연속 퇴짜를 맞자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이에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안으로 1대1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1대1 재건축은 임대아파트 의무화 등 각종 규제를 피할 수 있어 심의 과정도 그만큼 단축될 수 있다.

1대1 방식으로 재건축되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부담금이 크게 줄 수 있다는 점도 단체행동을 이끈 요인 중 하나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일반분양 물량을 기반으로 조합원 개별 이익을 계산하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 "국가에 비싼 세금을 낼 바에야 그 돈을 내 집 명품 만드는 데 쓰고 미래에 그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은소협이 구상중인 은마아파트 1대1 재건축 설계안에 따르면 이들이 추산한 가구당 총부담금은 3억3367만원으로 추진위(2억6453만원)보다 6914만원 더 많다. 재초환 예상 부담금이 1억4000만원(추진위 예상)에서 7000만원(은소협 예상)으로 절반 정도 낮아졌지만 분담금이 더 늘어난 결과다. 단 은소협은 1대1 재건축을 통해 임대아파트를 짓지 않으면 토지 손해분을 줄일 수 있어 결과적으로 조합원들의 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은소협 한 관계자는 "추진위 안건대로 848 가구의 임대주택을 지을 경우 조합원들은 그 대지면적만큼 손해가 나는 것"이라며 "1대 1 재건축을 하면 가구당 토지지분이 46㎡(14평)이지만 기존 사업은 38㎡(11.6평)로 약 8㎡(2.4평) 손해다"고 말했다. 은소협은 추진위 안건대로 준공할 경우 2억4370만원의 토지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 결국 1대 1 재건축보다 1억7456만원 더 많은 총 5억823만원의 비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이들이 구상중인 총 가구수는 지금과 같은 4424가구다. 이는 기존 계획안보다 1508가구 적다. 임대주택은 0가구다. 용적률도 기존 300%에서 250%로 낮췄으며 이에 기부채납률도 기존 8.66%에서 6.3%로 내린다는 복안이다. 예상 동수는 25~32개동으로 추진위(43~44개동)보다 적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이미 35층 기준으로 서울시와 논의를 진행한 터라 이를 다시 엎고 새로운 정비안을 만드는 것은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마아파트는 과거 49층 안을 고수할 때 150억원을 투자해 국제현상설계공모까지 시도하는 등 이미 적잖은 예산을 지출한 상황이다. 다수의 주민 동의를 이끌어 내려면 충분한 설득력을 갖춘 사업 계획이 나와야 하는 이유다. 더욱이 재건축 단지에 임대주택이나 역사흔적남기기 등 공공성을 부여하길 원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도시건축 철학과도 어울리지 않아 심의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1대 1 재건축이란
1 대 1 재건축은 기존 조합원 가구 수와 주택 면적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재건축 하는 것을 말한다. 이 방법은 일반분양을 하지 않거나 소수만 분양해 사업비가 증가하지만 그만큼 조합원들이 부담할 초과이익 환수금은 줄어든다. 또 일반분양이 없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고 단지 고급화 전략에 방해도 받지 않는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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